(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10원 아래로 밀리더라도 1,100원대 중후반에서의 지지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시장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회피(리스크 오프) 기운이 가득 차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보다 1천300억 달러를 초과할 만큼 많았다며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1조7천억 원을 팔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일부 취약 신흥국 불안이 확산하면, 우리나라 자산시장에서 순 유입 기조의 외국인 자금 흐름이 유출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환율 상승 속도다. 달러화는 1,070원대에서 1,110원 근방까지 쉬지 않고 30∼40원 올랐다.

추세적으로 위를 보더라도, 기술적으로는 1,110원 아래로 밀릴 여지가 있다.

전일 시장참가자들은 레인지 인식 아래 짧게 숏 플레이에 나서기도 했다.

대규모 결제 수요가 이틀 연속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물론 장중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확산할 확률도 낮지 않다.

작년 달러화가 지지받았던 1,116원 정도가 상단으로 점쳐진다.

지난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3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현물환 종가 대비 2.70원 오른 수준이다. 거래는 1,110.10∼1,115.0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부터 NDF 시장까지 쭉 돌아보면 달러화는 강한 리스크 오프 분위기와 결제 수요, 숏커버가 어우러지면서 상승했다.

오전만 해도 달러화는 최근 빠른 상승세에서 벗어나 '쉬어가기' 흐름이었다.

장중 1,105원 선 부근을 상단으로 상승세가 주춤했다.

개장 전 미국과 중국의 설전으로 무역 전면전 우려가 불거졌지만, 시장 반응은 이성적이었다.

오후 3시에 다가가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위험자산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확산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럽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분쟁을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영향을 받았다.

수급상 공기업의 결제 수요가 급하게 밀려 나왔고, 은행권의 숏커버가 더해졌다. 달러-원 환율은 1,109원에서 마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유럽 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달러화는 더 뛰었다.

상대적으로 유럽 투자자들이 리스크 오프에 더 민감한 것처럼 보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유로 약세 및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

런던 NDF 시장에서 달러화는 1,115원 정도까지 올랐다.

드라기 총재는 ECB 포럼에서 "정책금리를 처음 올리는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후에도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뉴욕 시장에서는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더 커지지는 않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 이상 급락 출발한 뒤 가격을 차츰 회복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18% 내리며 낙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NDF 달러화는 1,110원 부근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개장 전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기존 완화적 스탠스가 녹아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 속에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의 의회 증언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ECB 포럼에서 패널 토론을 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78달러(1.2%) 내린 65.0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