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경고를 무역전쟁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그동안 많은 투자자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무시해왔다.

하지만 이날 시장 반응은 이러한 무시가 오판일 수 있다는 경감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3% 이상 하락했고, 선전증시는 6% 가까이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1.5% 하락 마감했고,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1% 이상 떨어졌다.

달러와 국채는 상승했고,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2007년 8월 이후 최저로 좁혀졌다. 금리 스프레드의 축소는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 전망이 강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무역 긴장은 그동안 줄곧 시장을 흔들어왔으나 이날 시장의 반응은 투자자들이 무역전쟁 위험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강행하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중국이 맞대응하면 여기에 또다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첫 번째 관세는 오는 7월 6일에 시행될 예정이라 그때까지 시장에 추가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의 주 하이빈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단계에서는 무역전쟁 위험이 훨씬 더 커졌다"라며 "특히 양측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중원증권의 장강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패닉이 나타난 것은 무역전쟁 때문이었다"라며 "최근 변화는 많은 (중국) 사람들의 예상 수준을 넘어선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 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7월 6일을 앞두고 양 정부가 관세를 막기 위한 상당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은 크게 낮아 보인다고 비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양측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역내 익스포저가 가장 높은 나라로 자국 기업들의 매출의 73%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반면 유럽은 기업들의 역내 매출이 48%에 그쳐 상대적으로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타격이 클 수 있다.

픽텍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렐라인 샤트레인 픽스드인컴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상 사이클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관세가 고용과 기업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88%까지 하락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