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지난해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했던 한국씨티은행이 이번에는 '창구 없는 점포' 실험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의 잇단 점포 슬림화 시도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달 1일부터 홍익대 인근 서교동지점을 창구 없는 영업점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씨티은행은 이 지점에 고객 창구와 전산기기를 없애는 대신 직원들이 내방 고객에게 앱 설치와 사용법을 안내하도록 했다. 입출금 거래는 금융자동화기기(ATM)로 유도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서교동지점은 오는 22일까지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서비스 시범 점포로 운영된다"며 "기존 창구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에게는 별도로 관련 업무를 처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는 개인금융 업무의 대부분이 모바일로 가능해진 만큼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앞세워 영업점 126개 가운데 90개를 통폐합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창구 없는 시범 점포로 서교동지점을 선정한 것도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점포 슬림화 정책을 시대적 흐름으로 보면서도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앞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9월 간부회의에서 "소비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잘못된 금융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점포 폐쇄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금융사들이 비대면 거래 증가 등을 이유로 점포를 통폐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급격하게 점포를 줄인 상황에서 창구까지 없애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도로 인해 고령층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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