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50년물 발행규모를 늘림에 따라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기재부는 50년 만기 국고채를 오는 21일 5천억 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발행규모인 3천250억 원보다 2천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시장참가자들은 50년물의 발행량이 예상보다 많은 수준이지만, 수요조사에 기반을 둔 만큼 시장에서 소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재부는 지난주부터 정확한 수요 파악을 위해 보험사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시행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지난 1분기보다 조금 많은 4천억 원 수준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많다"며 "지난 1분기에 50년물을 채우지 못한 생명보험사 등의 수요를 고려하면 물량 소화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팀장은 "듀레이션을 채우려는 보험사 등의 수요가 많다"며 "일부 손해보험사는 금리 수준과 상관없이 받아가겠다고 하는 등 적극적 참여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C 증권사의 채권 중개인은 "4천억 원에서 많게는 7천억 원까지 발행할 것으로 보는 등 예상이 제각각이었다"며 "보험사 수요가 많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50년물 발행이 초장기 구간의 커브 역전에 미칠 영향도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사다.

국고 50년물은 전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2.577%로 10년물(2.620%)을 밑돌고 있다.

통상 만기가 길어질수록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려해 수익률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으로 볼 수 있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50년물 발행물량이 늘어 초장기 구간의 금리가 오를 수 있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수요자를 거의 찾고 발행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보험사들이 듀레이션을 채우고 나면 30년을 좀 덜 사곤 했다"며 "이번에도 입찰이 끝난 후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에 시장금리가 내린 점은 입찰 부담 요인이다.

전일 50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은 2.577%로, 1분기 발행금리 2.640%를 6.3bp 밑돌았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리가 내려 일부 보험사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1분기에 7천억 원가량 응찰한 점과 당시 일부 보험사가 담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무리 가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