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중국 반도체 굴기로 오는 2025년에는 중국의 메모리시장 점유율이 18%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최근의 유례 없는 반도체 호황은 버블"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57.4% 증가했으나 실수요를 반영한 수량 기준 D램 수출은 1.4% 감소했고, 메모리 용량 기준으로 한 전체성장률도 호황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현재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반도체 호황국면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중국기업의 메모리 생산량만으로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고, 2019~20년 초기에는 우리 기업들이 이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의 시설투자가 완료될 오는 2025년에는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18%대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용호 한양대 교수는 "국내 수출품목 1위, 세계시장 점유율 2위, 일자리 16만5천명 등 눈에 보이는 실적이 있으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 영역에 국한된 실정"이라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국내 팹리스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 규모도 영세하고 최근에는 창업도 단절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국내 장비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2016년 기준 3.5%에 불과하고 핵심부품의 경우에는 원천기술의 부재로 해외의존도가 높다"면서 "반도체가 대기업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에 필요한 정부의 R&D 지원은 물론 연구인력 육성도 부족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생태계는 열악하다"고 봤다.

송 교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신기술 발달이 반도체 성능의 고도화를 요구하며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정보의 생산·전송·저장·응용 등 IT 전 영역에서 새로운 수요를 도출하며 반도체 시장의 신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반도체산업이 현재의 호황을 이어가고, 반도체 강국으로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지금의 변화가 바로 기회"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국간 기술격차는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온 힘을 다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도 개회사에서 "중국 정부가 우리 기업을 규제하면서 반도체 굴기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공급과잉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악화될 것을 대비해 지능형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c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