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으로 자산을 축소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세가 더 악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에 맞서 싸워선 안 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대차대조표의 축소를 공식화한 이후 지금까지 1천119억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난 3월 말 이후부터 축소되기 시작했으며 연준은 계획표상으로 오는 10월까지 매달 500억달러 규모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일부 투자자와 분석가는 연준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변동성이 커졌고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의 경제 위기로 변동성이 채권시장 전반에 퍼졌다고 진단했다. 이들 국가의 환율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결국 위험자산에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PGIM 채권의 로버트 팁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어떤 종류의 리스크를 받아들일 만한지에 대해 더욱 분별하게 됐다"며 "연준의 자산 축소가 낳은 시장 교란은 시장별로 얼마나 약하느냐에 따라 달리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갈수록 적은 채권 원리금을 재투자하게 되면서 위험자산에서 이탈하는 자금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 축소 외에 연준이 단기 금리를 올리는 것도 고평가된 주가에 하락 압력을 넣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연준의 자산 축소로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약 700억달러어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0년부터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이 연평균 2천400억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자산 축소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셈이다.

WSJ은 "과거 신흥시장으로 외국계 자금이 유입된 것은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확장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이 같은 흐름은 뒤집혔고 연준의 긴축 흐름에 일부 국가는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고 전했다.

베세메르 트러스트의 홀리 맥도널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긴축 정책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현재로선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력적인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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