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추가 인상에 나서기 전 올해 인상의 영향을 먼저 면밀히 파악할 것을 권고했다.

OECD는 20일 펴낸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18)에서 "현 단계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은 불확실하나 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향후 최저임금 추가 인상규모를 결정하기에 앞서 2018년 16.4% 인상의 영향을 평가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서 공약한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인상한 7천530원으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려면 올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매년 평균 15.7%씩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

OECD는 최근 연구를 인용해 "합리적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에 상당한 손실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다"면서도 "대통령의 5년 임기 동안에 걸친 54%의 최저임금 인상은 OECD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률은 약 45%가 될 것인데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물가의 급격한 상승과 한국의 국제경쟁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OECD는 한국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큰 점을 들어 이를 해소해야 고용률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 10분위 대비 90분위 비율은 가입국 중 미국 다음으로 높아 불평등 수준이 심각했다.

또한 비정규직 내에서도 여성 종사자가 41%로 남성 종사자 26%보다 많고 이 때문에 성별 임금 격차가 37%로 OECD 내에서 가장 높다고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랜달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은 "현재로써는 고용률 둔화가 목격됐다"며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 있을 것이다. 건설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음식·도소매업 고용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데이터가 수집된지 겨우 5개월이다. 판단을 내리기에는 짧은 시간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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