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비영리 부문에 대한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감사 공영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주식회사 등 영리부문에서는 '회계감사'에 대한 공익적 특성을 인정하고 제도적 뒷받침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비영리 부분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금이나 국민의 비용이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아파트, 학교, 기부금단체 등 비영리 부문에서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비영리부문의 경우 감사를 '셀프(Self) 선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아무도 견제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며 "감시하는 틀이 있는 영리부문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셀프 선임'은 불법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일종의 '사회악'이라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또 최 회장은 "이는 최근 국민의 쌈짓돈과 관련된 아파트 회계감사와 관련해, 공인회계사회의 감사품질 제고를 위한 조치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사례를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공정위는 공인회계사회가 아파트 외부회계에 대한 적정시간을 제시한 것을 두고 담합으로 판단해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 회장은 "감사 공영제는 지자체 등 공적 기관이 외부감사인을 직접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현행 사적 자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해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 최 회장은 향후 공인회계사회를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조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 등은 회계사 인력의 대체가 아닌 감사시장을 오히려 발전시킬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은 정보와 전문성을 지닌 회계사를 더욱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최근 논란이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IFRS로 회계 기준이 변했는데 이는 전문가의 판단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팩트(Fact)를 조작했다고 하면 문제지만, 팩트와 논리 구조, 적용된 공식(Fomula)에 이상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공시 누락 등에 관한 문제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의견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공인회계사회 제65회 정기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최 회장은 오는 2020년 정기총회일까지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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