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6월 말이 다가오면서 외환(FX) 스와프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에 이어 고질적인 분기 말 달러 자금 부족이라는 문제가 더해지는 시기기 때문이다.

21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전일 FX 스와프 포인트 1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1.30원 하락한 마이너스(-) 18.00원, 6개월물은 1.10원 밀린 -9.10원에 각각 마감했다.

올해 4월 3일 이후 최대 낙폭으로, 급락에 급락을 거듭했던 3월 시장 분위기가 연상됐다는 시장참가자들이 많았다.

3개월물과 1개월물도 0.85원과 0.30원씩 대폭 하락하며 각각 -4.85원과 -1.75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A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3월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가격이 오르면 처리하려고 했던 에셋 스와프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3월 경험도 있고, 1∼2개월 전 정부에서 자금 담당자들을 불러 미리미리 신경 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딜러도 "3월처럼 선물환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월말 또는 분기 말에는 은행들이 유동성 비율 등 대차대조표(B/S)를 맞추는 과정에서 달러를 비축하는 경향이 있다.

FX 스와프 자금 수요가 구조적으로 많은 가운데, 분기 말이면 FX 스와프가 눌리는 흐름이 반복돼 온 것이 사실이다.

전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해외증권투자가 늘면서 헤지 목적의 스와프 자금 수요가 기조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보험사의 환 헤지 요건이 완화하면서 1개월물 중심으로 FX 스와프 수요가 몰리는 영향도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오랫동안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한 영향에 1분기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 매입이 부족했다. 이와 연계된 은행권의 셀앤드바이(sell&buy)가 둔화했다는 의미다.

C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금리 시장 등을 고려하면 시장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3월의 공포가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분기 말이 7영업일 정도 남았다"며 "매수세(비드)가 빠지고 매도세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일 FX 스와프 하락세는 3월과 다른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원 현물환(스팟) 환율이 1,070원대에서 1,100원대로 빠르게 뛰면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꾸준히 나온 영향을 받았다는 견해다.

은행은 달러 예금을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으므로, 당장 기업체의 네고 물량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스와프 시장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3월 말은 초 단기물 영역에서 시장 불안이 시작됐는데, 6월은 그렇지 않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전일 오버나이트(O/N)와 탐넥(T/N·tomorrow and next)은 '파'(0.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D 은행 딜러는 "최근 머니 마켓 분위기는 약한 숏(자금 부족)이지만, 3월 정도는 아니다"며 "신흥국 통화가 계속 거론되고, 달러-원 환율도 오르면서 심리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6월 FX 스와프는 레인지였는데, 이를 의식하면서 에셋 처리를 기다렸던 곳들이 어제 소화하기 바빴다"며 "상황을 봐야겠지만 3월과 다르다"고 말했다.

E 은행 딜러는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고, 일부 은행은 바이앤드셀(buy&sell) 포지션도 잡고 있다"며 "숏커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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