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증권가에 확산하고 있다.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리서치센터 등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리서치어시스턴트(RA)의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했다. 오전 7시에 출근할 경우 4시에 퇴근하게 되고,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오후 7시에 퇴근하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금융회사의 경우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며 내년 7월부터 해당 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많은 증권사가 제도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세부 방안 마련에 나섰다. 장시간 근무를 막기 위해 출퇴근 체크 시스템, PC 자동 오프 제도 등을 도입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정착'이라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KB증권도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차 근무제'와 총 근무시간을 맞춰 업무가 몰리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여유가 있을 때 쉬도록 하는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업무 특성상 리서치센터 등 일부 부서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에 리서치센터나 해외주식 담당 부서 등에 한해 근무시간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워라밸' 흐름에 따라 타 증권사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RA들의 근무시간을 조정한 데 더해, 애널리스트들에게 일요일에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도 지양하도록 했다. 그간 리서치센터에서는 월요일 개장 전에 보고서를 내기 위해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관행을 없애고자 한 것이다.

서영호 리서치센터장은 부임 후 업무 효율화를 위해 여러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도입된 일정 보고 애플리케이션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를 만나고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등을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도입 초기에는 지나친 통제라는 지적도 많았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업무 효율성을 제고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인력 충원 등을 통해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집중 근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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