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윤교 기자 = 올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정책 시행 이후 카드사 현금서비스에서 20% 이상 고금리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금리 인하로 줄어든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기존 고객에게 이자 부담을 늘린 꼴로, 저신용자를 포함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현금서비스의 20% 이상 고금리를 적용받는 회원 비중이 1월 말대비 모두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1월 20~27.9의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 비중이 6.24%였으나 최고금리 인하 후 4월 말 기준 20~24% 금리 적용 비중은 13.11%로 2배 늘었다.

삼성카드도 20% 이상 고금리 적용 비중이 5.15%에서 10.23%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도 10.93%에서 12.83%로, 우리카드는 6.24%에서 10.99%, 신한·롯데·하나카드도 소폭 증가했다.

법정 최고금리 이자율이 지난 2월8일부터 연 27.9%에서 연 24%로 낮아지자 이자 마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카드사들이 24% 범위에서 금리를 높여 적용하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은 수수료가 낮은 카드론으로 이동하고 이마저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이 현금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고금리 인하 등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든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최고금리 인하를 계기로 이들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 자연스레 고금리비중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카드론의 20% 이상 고금리 적용비중도 6.77%에서 10.78%로 늘었다.

최고금리 인하에다 연체 가산금리 인하 소급 적용,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수익 악화 요인이 겹치면서 카드사들이 기존 고객에게 이자 부담을 가중하는 방법으로 수익 감소분을 만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카드사 대출자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다중채무자가 많으므로 향후 가계부채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들의 금리 산정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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