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증시를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하기로 하면서 국내증시의 수급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지수 편입 시기가 내년 6월이어서 당장 큰 영향은 주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연례 시장 분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단독시장(Standalone)에서 EM시장으로 재분류했다. 아르헨티나도 프론티어시장에서 EM시장으로 재분류됐다.

금투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수 편입에 따른 영향이다. 아르헨티나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MSCI는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EM 편입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했으며, 이번에 EM 편입 결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 비중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전망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시 규모가 그리 작은 편이 아니어서 이 국가의 신규 편입에 따라 국내증시 수급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현 기준 MSCI 편입 유동시가총액 규모는 1천43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MSCI EM 전체 규모 대비 2.6%에 해당한다.

삼성증권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규모로 MSCI에 편입된다면 MSCI EM 내 한국 비중은 14.49%에서 14.11%로 0.38%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5월 말 있었던 중국 A주의 EM 1차 편입 이벤트와 비슷한 규모의 변화다.

변수는 또 있다. 사우디가 올해 하반기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아람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람코가 상장되면 사우디 시장의 EM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아람코의 유동시가총액을 1천억달러라고 가정하면 MSCI EM 내 사우디 비중은 4.4%가 되고, 이에 따라 한국 비중은 0.63%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EM 편입에 따른 실제 지수 반영 시기까지 1년의 기간이 남아있어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동영 연구원은 "과거 중국 A주의 EM 편입 사례 등에서 봤듯이 지수 반영 시점이 아닌 발표 시점에서는 뉴스의 주가 영향이 거의 미미했다"며 "사우디의 EM 편입이 한국 비중을 낮추는 악재인 것은 맞지만, 중국 A주 편입 이벤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인 데다 부정적인 영향은 1년 뒤에 생각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진단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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