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부진 우려, 1~20일 수출 전년비 4.8%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외 변수에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정책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국내는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이와 반대되는 매파적인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등이 나오면서 시장을 예측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1일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6월 한국의 수출 부진 우려, 유가 하락 추세 등으로 당분간 방향성 없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7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수정경제전망 이전까지 혼란한 장세를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재료 중에서도 미·중 무역전쟁 전개 양상을 가장 주요한 이슈로 꼽았다.

전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입을 모아 글로벌 무역전쟁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무역정책 변환이 경기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미국 재계와 매우 광범위한 접촉면을 유지하고 있는데 기업인들이 무역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 시장은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글로벌 금리에 연동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부진 우려와 6월 국내 수출 부진 우려도 채권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서부 텍사스 원유(WTI) 가격은 지난 5월 22일 72.83달러로 약 3년 반 만에 70달러를 넘어선 이후 급격하게 하락했다. WTI 가격은 전일 66.2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액도 전년동기대비 감소하면서 수출 부진 우려를 키웠다. 관세청은 이달 1~20일 통관기준 수출액이 302억9천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달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2% 정도 상승했는데 20일까지 수출을 보면 전년보다 4.8% 감소했다"며 "6월 지방선거 등으로 조업일수가 하루 줄었지만, 그러기엔 감소폭이 큰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물가 전망도 불확실한데 수출까지 안 되면 문제다"며 "이주열 총재의 말대로 정말 7월 전망 때까지는 방향성 잡기 힘들어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분간 국내 채권시장도 미국 금리에 연동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은 파월 연준 의장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지지 발언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였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파월 의장이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1%포인트 낮아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뒷받침한다고 발언했지만, 기존 발언에서 벗어난 내용은 아니었다"며 "7월 초에는 미·중 무역분쟁도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여 시장금리는 여전히 기존의 박스권 상단에서 막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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