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수출입은행이 21일 아시아 기관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천200억 엔(미화 11억 달러 상당)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수은이 발행한 사무라이본드는 만기가 1.5년과 3년인 듀얼 트랜치 구조로, 700억 엔과 500억 엔씩 발행됐다.

발행금리는 1.5년 0.16%, 3년 0.27%로 역대 한국계 기관이 발행한 사무라이본드 중 최저 수준이다.

수은은 그간 정기적으로 일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는 등 투자자와 시장을 모니터링했고, 이번 발행을 통해 3년 만에 사무라이본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수은 관계자는 "최근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자금 유출과 남유럽 정국 불안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안정적인 투자처를 원하는 일본 투자자의 수요를 적기 포착했다"며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 주문이 쇄도하면서 발행 금액을 당초 목표인 800억 엔에서 1천200억 엔 규모로 늘렸다"고 말했다.

사무라이본드 시장에는 통상 일본 투자자들이 참여하지만, 이번에는 아시아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비일본계 투자자들도 대규모 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전망과 미중간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남북 평화체제 전환 모멘텀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은 관계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축소됐다"며 "특히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앞으로도 투자자 및 금융기관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활발한 조달을 지속할 계획이다.

수은은 이번 사무라이본드를 포함해 올해 들어 총 58억 달러를 조달했다. 연간 조달 목표인 80억 달러의 약 73%를 이미 달성했다.

이번 채권발행으로 확보한 외화자금은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 등 일본 진출 사업의 지원에 사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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