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1일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하며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 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러 경협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3국간의 철도와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되고, 남북 간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 지 30년이 되는 해로, 우리 양국은 뜻깊은 수교 30주년에 맞춰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첫째는 미래 성장 동력 확충으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양국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한국은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과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둘째는 극동개발협력으로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9개의 다리 전략'을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스와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의 지방정부들 사이에도 협력 포럼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셋째는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이 암과 신장, 뇌 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서구문명이 이룬 장점과 동양문명이 이룬 장점을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담아 인류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웅대한 설계다"며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은 신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의 꿈이다"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푸틴 대통령은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잘사는 경제를 목표로 하는 '2024 러시아연방 국가발전목표'를 발표했다"며 "'사람중심 경제'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국민에게 고루 돌려주기 위한 것으로 목표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극동지역에서 꾸는 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국민에게 부여받은 사명이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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