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1일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44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1포인트(0.34%) 하락한 24,574.7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45포인트(0.16%) 내린 2,762.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8포인트(0.11%) 하락한 7,772.73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 및 주요국의 무역전쟁 파장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 회담에서의 증산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실물 경제를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날 인도와 터키 등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팽팽한 대치 상태인 것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속속 실질적인 맞대응 조치가 발표되고 있다.

전일에는 EU와 러시아가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 방안을 내놓았던 바 있다.

또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가 미국발 관세에 따른 중국의 관세 인상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등 무역전쟁이 기업 경영과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 시 추가 4천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가운데,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추가 관세 위협에 대해 "중국은 이미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며 "양적, 질적 조치를 포함한 각종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고 맞섰다.

산유국 증산 결정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또다시 큰 폭 하락한 점도 주가에 부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장관은 이날 100만 배럴 증산이 산유국 간 논의의 "좋은 목표"라는 발언을 내놨다.

이는 러시아가 주장해 온 150만 배럴 증산보다는 적지만, 사우디 등 OPEC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50만 배럴 내외 증산보다는 많다.

전일에도 이란이 증산 합의해 우호적으로 전환됐다는 점을 근거로 증산 규모가 우려보다 작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던 바 있다.

증산에 대한 부담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 등 국제유가는 이날 재차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저널은 다만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해도 산유국의 생산 능력 제약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증산 규모는 60만 배럴에 그칠 것이란 관계자 발언도 전하는 등 구체적인 합의 결과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다음날 구체적인 증산 규모 및 일정이 공개될 전망이다.

반면 넷플릭스 주가가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 기술주 주가의 탄탄한 흐름은 이날도 유지되는 중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핵심 기술주가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는 총기 회사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드의 주가가 분기 실적 부진으로 7% 하락했다. 회사는 광고 비용 등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3천 명 줄어든 21만8천 명

(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2만 명이었다.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역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를 확인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6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34.4에서 19.9로 하락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8.5였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실물경기 압박 우려로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CFRA의 린지 벨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평온해지기에는 무역전쟁이 현실에 너무 가까워졌다"며 "2분기 기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7월 중순 이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33%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0% 하락한 64.92달러에, 브렌트유는 2.29% 급락한 73.03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0% 반영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