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증산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7달러(0.3%) 하락한 65.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OPEC 및 비(非) OPEC 산유국의 회담 결과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도 상존했다.

유가는 다음날부터 열리는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회담을 앞두고 증산 규모 관련 소식에 이날 큰 변동성을 보였다.

산유국들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가량의 증산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나온 점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은 이날 100만 배럴 증산이 OPEC과 비(非) OPEC 산유국 간 논의의 "좋은 목표"라고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또 올해 하반기 원유 수요가 상반기보다 하루평균 200만 배럴 많을 것이며,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둔화할 것이라고 하는 등 증산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다수 내놨다.

이는 러시아가 주장해 온 150만 배럴 증산보다는 적지만, 사우디 등 OPEC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50만 배럴 내외 증산보다는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란도 이 정도 규모의 증산에 동의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이 또다시 "OPEC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증산 합의에 대한 혼란은 지속했다.

이에 따라 유가는 장 초반의 낙폭을 다소 줄였다.

WSJ은 산유국이 이르면 다음 날 오전 구체적인 증산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OPEC은 22일 회담을 열고, 23일에는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모두 모여 회담한다.

미국 원유재고 감소 기대도 유가 반등에 기여했다. 젠스케이프는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이번 주 원유재고가 230만 배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의 생산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를 압도할 것이란 우려를 덜어 줬다.

글로벌 무역전쟁 부담은 유가에 꾸준히 부담을 주고 있다.

이날 인도와 터키 등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팽팽한 대치 상태인 것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속속 실질적인 맞대응 조치가 발표되고 있다.

전일에는 EU와 러시아가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 방안을 내놓았던 바 있다.

중국은 정부는 또 이날 예정됐던 중국 에너지 투자공사 임원진의 웨스트버지니아 방문을 취소했다. 중국에너지투자공사는 웨스트버지니아에 83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실물 경제를 압박하면 원유수요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편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증산 규모에 따라 유가가 방향성을 달리할 것으로 봤다.

BNP파리바의 해리 트칠링구리안 석유 전략 책임자는 "산유국의 증산 규모는 하루평균 5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사이에서 고려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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