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부진 등에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9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40엔보다 0.42엔(0.38%)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1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80달러보다 0.0032달러(0.27%)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7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85엔보다 0.14엔(0.10%) 낮아졌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 미국 무역협상, 뉴욕증시와 신흥시장 동향,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지속에다 경제지표 부진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하락 출발했다.

전날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고조 속에 안전자산인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또 판매세 부과를 허용해준 판결이 나온 것이 소비가 견인하는 미 경제에 타격을 주고,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달러에 부담됐다고 분석됐다.

미국 대법원은 주 정부가 전자상거래업체로부터 판매세 징수를 허용해주는 판결을 내려, 이날 아마존과 이베이, 에스티 등의 주가를 떨어뜨렸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헤드는 "미 달러에 타격을 입히는 것들이 뭉쳐졌다"고 설명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도 이런 우려들로 전장 2.92%대에서 2.899%로 내렸다.

이날 경제지표는 고용을 빼고 부진했다.

6월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크게 내렸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6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34.4에서 19.9로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는 28.5였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지난해 2월 43.3으로 3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난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2%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0.3% 상승에 못 미쳤고, 또 4월과 3월의 0.4%도 밑돌았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5월 선행지수 상승 폭은 전달에 비해 낮았다"며 "하부 구성요소 개선의 상당 부분을 노동시장과 주거용 건설의 선행지수 하락이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행지수는 탄탄한 성장을 예고하지만 최근 상승 폭 둔화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감소해, 고용시장의 건강함을 재확인해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3천 명 줄어든 21만8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22만 명이었다.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22만1천 명이었다. 1960년대 이후 가장 낮다.

파운드화는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동결했지만, 내부에 금리 인상 목소리가 커지면서 달러화에 가파르게 올랐다.

영란은행 통화정책 위원회(MPC) 회의에서 6명의 위원이 동결에 찬성했으며 3명은 인상을 주장했다. 이는 이전 회의에서는 7명이 동결을 찬성하고, 2명이 인상을 주장한 것에서 인상파가 한 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영란은행의 수석 경제학자가 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점을 시장이 주목했다.

영란은행의 결정 후 파운드화는 발표 전 1.3125달러에서 1.32699달러까지 올랐으며 전장보다 0.46% 오른 1.32432달러에서 움직였다.

실리콘밸리뱅크의 니쉬 파레크 거래자는 "이날 금리 인상을 주장한 MPC 위원 홀데인은 매카퍼티와 사운더스라는 기존 인상론자 그룹에 들어갔다"며 "반면 일반적인 분위기는 미래 긴축이 점진적이고 제한적일 것 같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마켓 스트래지의 아쉬라프 라이디는 "8월 영란은행의 금리 인상 확률이 전일 49%에서 68%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BMO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가는 영란은행이 이날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 수가 3명으로 늘었다며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갈로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며 "영란은행은 정상화 경로를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파운드화를 너무 약세로 보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이 더 강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면서 "세제개편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지금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카시카리 총재는 "기업 리더들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낙관적이다"라면서 "다만 이로 인해 투자를 늘리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늘리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보고 싶다고 이들은 응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금리를 전진적으로 인상하는 접근방법을 택한 것은 옳았다"면서 "현재 경제 과열 신호가 없어서 중간에 제동을 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약세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8일 연속 내렸다. 작년 3월 이후 최장이다.

전략가들은 무역전쟁에 대해서 시장은 계속 지켜보고만 있다며 아직 내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주요 환율을 살펴보면 현재 시장은 무역전쟁 위험과 관련해 안주하고 있다"면서 "달러-엔 내재 변동성은 올해 최저치까지 내려갔고 이는 2015, 2016, 2017년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SG는 "유로-달러와 호주달러-달러 환율 내재 변동성은 최근 이탈리아 정치위험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감 등으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최근 몇 년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SG는 또 이날 유로화는 1.1509달러까지 내려, 3주내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만일 탄탄한 지지대인 1.1509달러 밑으로 더 떨어지면 11개월래 최저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G는 유럽에서 부정적인 기류와 미국으로부터 낙관적인 영향 사이의 대비가 시장에 과열을 만들 조리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도 "달러 강세는 앞서 예측됐던 것처럼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통화정책이 벌어지는 것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달러 강세가 더 오래 이어지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무역 관련 상황 변화는 크지 않았다.

인도와 터키 등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일에는 EU와 러시아가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 방안을 내놓았던 바 있다.

중국은 정부는 또 이날 예정됐던 중국 에너지 투자공사 임원진의 웨스트버지니아 방문을 취소했다. 중국에너지투자공사는 웨스트버지니아에 83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미 상무장관 윌버 로스는 무역협상의 최종 목표는 미국 회사들을 위해 장벽과 관세를 낮추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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