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10년, 두 달여 만에 2.6% 하향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자산매입 축소 등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채권 금리는 하락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594%에 마치며 두 달여 만에 다시 2.6% 아래로 하락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12일 2.580%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2.814%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말을 내뱉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달 만에 20bp 이상 떨어졌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최근의 상황이 그만큼 시장의 고민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5월 중순 무렵 이주열 총재가 경기 낙관이 어렵다고 발언하면서 시장 금리가 하락했지만,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정상화를 시사하면서 금리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지난 주말 갑작스레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 이슈 등으로 금리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박스권 하단에 도달했다고 보고 다시 숏(매도) 포지션을 잡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은 이미 미중 무역전쟁 이슈를 반영했고 이제 둔감해질 때가 됐다"며 "그럼에도 금리가 계속 하락한 것은 결국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고민이 깔렸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통화 당국의 정책 행보와 금융시장의 반응이 엇갈리는 상황을 '정상화의 역설'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제시하는 점도표는 위원들이 구상하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에 대한 표현이지만, 시장에서는 내재금리를 일종의 프락시(proxy)로 활용한다"며 "현재 집계되는 시계열 중 가장 긴 구간인 3년과 5년에서 내재금리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형성된 장기 내재금리가 통화 당국의 행보와 다른 경로를 나타내는 것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행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며 "지금 정상화의 역설이라는 경로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분간 안전자산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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