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해외신용평가사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합의가 이행과정에서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지정학적 긴장은 완화됐지만, 리스크 자체는 국가신용 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군사적 대립 위험을 추가로 낮추는 출발점이자, 수십 년간 반복된 긴장 고조·완화 패턴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핵화 과정에 장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크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이해관계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합의가 '깨지기 쉽다(prone to breakdown)'고 지적했다.

단기간 통일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재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피치는 정부의 고용 창출ㆍ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내수를 강화하겠지만, 수출 둔화와 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예상된다고 진단해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역시 우리 경제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피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25bp씩 금리를 올려 2020년에는 기준 금리가 2.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및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자본유출이 확대한다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는 38.1%로 AA등급 중윗값 38.3%에 부합하지만, 전체 공기업 부채(GDP의 19.4%)는 묵시적 우발채무가 높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구조적인 지정학적 위험 완화, 신뢰할 정부ㆍ공공기관 부채감축 전략 시행 등을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거버넌스 개혁 등을 통해 가계부채 악화 없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증거도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는 재료로 봤다.

기재부는 "대북 진전사항 및 우리 경제 동향을 적시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대외 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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