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미국 내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달러 강세가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고 22일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다음 실적에 당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지만 달러 강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상무이사는 "달러 강세는 다국적 기업에 두 가지로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첫째는 제품 가격이 비싸지게 되고 둘째는 해외 실적에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영 상무이사는 "특히 기술주와 에너지주가 더 세계적인 부문이라 영향을 많이 받고 유틸리티와 금융주는 국내 관련주라 달러 강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ICE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2.8% 올랐다.

유럽 지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중앙은행들은 아직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점 역시 달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과 다른 무역 상대들 간의 갈등이 커지는 점 역시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매도하게 해 달러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비록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이 달러에 근본적으로 긍정적 재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긴장감은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영 상무이사는 "달러가 현재 강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몇 년 전 수준과 비교해야 한다"면서 "12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달러는 여전히 3% 낮다"고 전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수석 전략가 역시 "현재로써는 다음 실적 발표에 달러 강세로 인한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다"면서 "그러나 10년물 국채금리가 3% 이상으로 다시 올라가고 있어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향후 금리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는 척도로 쓰이며 이 역시 달러 강세에 일조한다.

영 상무이사는 "순차적인 비교를 한다면 최근 달러 강세는 분명한 현상"이라면서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달러가 계속해서 오른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달러 강세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여기서 더 올라야 한다"고 분석했다.

키나한 전략가는 "애플은 달러 약세가 1분기 실적에 이득이 됐다고 말했고 페이스북 역시 달러 약세로 인해 이득을 봤다고 밝힌 적이 있다"면서 "따라서 이 두 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 역시 지난주 환율로 인해 매출이 타격을 받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코카콜라는 달러 약세로 인해 1%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상황이 바뀌며 환율이 오히려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얄캐리비언크루즈 역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달러 강세와 원유 가격 상승은 조정 주당순이익(EPS)의 0.25달러 영향을 줬다"면서 "올해 전체 EPS가 8.70~8.9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나한 전략가는 "국제 항공사와 여행사는 모두 원유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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