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일부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RRRㆍ지준율)을 인하하면서 '신중하고 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통화완화 정책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에도 지준율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인민은행은 24일 오후 자사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5개 대형 국유은행과 12개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 중소형 은행은 14% 수준이다.

중국 국무원이 이같은 선택적(targeted) 완화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한 주 전 시장에 알려지면서 일요일 오후 이같은 발표에도 시장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지준율 인하는 이미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성장률 제고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준율을 인하한 다음에도 은행의 대출 상한 상향, 일부 도시 내 주택 구매자들의 주택담보 대출 완화, 지방 정부의 대출액 제한 완화 등의 추가 완화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주 차오핑 스트래티지스트트는 "중국이 통화 완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이번이 올해 마지막 지준율 인하는 아닐 것이라면서 10월에 50bp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교통은행의 류 쉐지 선임 연구원은 올해로 세번째인 지준율 인하는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험을 막고 실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노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미 예상된 행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타임스를 통해 하반기에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류 연구원은 또 이번 지준율 인하가 국내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들의 자금경색이라는 국내요인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중간 무역갈등으로 위험 회피성향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했지만 무역전쟁이 중앙은행의 완화정책을 촉발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중국 인민대학교의 덩 하이칭 객원교수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미세조정이 아닌 중국 정부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표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차입축소)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고통을 인지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다양한 요인이 중국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신용에 대한 빡빡한 통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MK 탕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일정한 시기에 다양한 정책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가 있다"면서 "여러 개의 공을 공중에 던져놓은 상태일 때 공 하나가 살짝 떨어지면 다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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