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50년물 정례발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정기 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는 지난 21일 국고채 50년물 입찰을 앞두고 정례발행 문제와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올해는 분기별로 수요조사를 한 후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가 확인되면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할 계획이지만,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었다.

이를 두고 손해보험사 자산운용담당자는 25일 "국고채 50년물에 대한 수요가 제한된 투자자로부터만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발행에 신중을 기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다만 올해 수요조사 및 분기별 발행으로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국고채 50년물 발행 정례화의 근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사들은 국고채 50년물이 정례발행되면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금리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생명보험사 자산운용담당자는 "현재 20년 이상 초장기 국채 금리가 역전돼 있는데, 국고채 50년물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금리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올해처럼 정기적인 수요조사를 통한 분기별 발행이라도 정례화하면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왜곡된 초장기 구간 수익률 곡선의 정상화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602%, 30년물 금리는 2.573%, 50년물 금리는 2.548%로, 초장기 영역에선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가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기재부가 이달 21일 실시한 국고채 50년물(국고 01500-6609) 경쟁입찰에선 5천40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510%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1조400억 원이 응찰해 208.0%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2.200~2.62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0%를 나타냈다.

입찰에 수요가 대거 몰리자, 시장참가자들은 발행물량 부족을 지적했다.

지난 1분기(3천250억 원)보다 50% 넘게 늘어난 수준이지만, 시장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재부와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은 입찰 후 만남을 갖고 분기별로 회장단 등 일부 그룹의 PD가 돌아가며 입찰을 전담하는 등의 입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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