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이 이번 주 중에 공실 부동산에 대해 공실세(Vacancy Tax) 도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공실세가 홍콩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BC가 25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부동산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축 아파트를 공실로 비워두고 있는 주택 소유자에 대해 공실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이달 내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공실세는 주택 가격 상승을 노리고 재고로 쌓아둔 주택 개발업자들의 부동산 매도를 유도해 시장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홍콩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대학의 매튜 웡 정치학 교수는 "이번 정책은 정부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일 뿐 실질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램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당국이 이러한 정책을 내놓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콩 부동산개발업자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세금으로는 지속되고 있는 택지공급 부족과 저금리 환경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결합해 초래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작년 말 기준 신규 공실 아파트는 9천 채 정도에 불과해 공실세 도입으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으로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세율이 높고 신규 아파트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에도 공실세를 부과할 경우 영향은 상대적으로 더 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아파트까지 공실세를 적용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3만 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OCBC도 다우존스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공실세가 도입되면 현재 공실로 있는 아파트를 매도하고 신규 착공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점에서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OCBC는 수요·공급상의 구조적 불균형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부동산 규제는 과열된 홍콩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25개월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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