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무역분쟁 영향으로 연고점을 꾸준히 키울 것이라고 25일 전망했다.

미국발 무역분쟁이 주요국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자본 유출과 아시아 통화 약세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평균 연간 고점 전망은 1,140~1,150원까지 높아졌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1,117.50원까지 장중 고점을 높이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장중 1,120.70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여만에 최고치로 올라선 셈이다.

현재까지 주요국 금리 수준과 주요 리스크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나 유가 급등과 신흥국 자본 유출, 우리나라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 원화를 떠받칠 재료들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94% 내린 13.77에서 거래됐다.

◇단기 기술적 저항 유효…1,115~1,120원

기술적으로도 달러-원 환율의 단기 상승 신호는 강해지고 있으나 레벨 부담 또한 현재까진 유효하다.

올해 달러-원 환율이 좀처럼 1,110원대를 뚫고 올라오지 못했던 만큼 1,110원대 초반에선 고점이라는 인식에 따라 달러 매도 심리를 건드리고 있어서다.

 

   
▲ <달러-원 환율 일목균형표 및 RSI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기술적 보조 지표를 보면 일목균형표 상으로 상승 신호를 나타내는 붉은 양운이 깔리고 있고 전환선이 기준선을 상승 교차한 상황이다.

일간 기준 상대 강도지수(RSI)는 70.86을 나타내면서 이미 과매수권인 70선을 웃돌았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상승폭이 전일 대비 10원 이상 커질 경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질 수 있다"며 "1,120원 정도가 단기 고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딜러는 "기술적으로 상단이 열린 상황이다"며 "무역분쟁이 주요 이슈인 가운데 이제껏 2~3일 이후 모멘텀이 사라져 박스권을 나타냈다면 이제는 상승 트렌드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이고 1,120원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종가 수준에서 최근 3일간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며 "개장 이후에는 아무래도 매도세가 있어 1,110원대 초반에서 상단이 무거운 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상승 트렌드…연고점 1,140~1,150원

단기 저항선에도 달러-원 환율 방향성은 점차 위쪽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기 말임에도 네고 물량이 달러-원 상단을 강하게 막아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역분쟁 우려가 점차 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세계 경기의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보호무역 조치의 증가가 세계 경제의 주요 취약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성장을 저해하며 금융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특히 무역분쟁 여파가 쉽게 사그라지기 어려워 중기적인 상승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하반기에는 달러 강세로 보고 있는데 이유는 달러-원 환율이 그간 눌려 있었으나 하단이 의미있게 뚫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북미·남북 정상회담에 하단 1,030원까지 예상했는데 하단이 뚫리지 못해 현재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20원 뚫리면 저항 있겠으나 1,140~1,150원까지 고점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아직 시장에 숏포지션 많고 아직 정리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언행이 이어진 가운데 관세전쟁이 금융시장 불안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천억 달러(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계속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위안화 환율도 높게 고시됐고 계속 오르고 있어 하반기에는 미중 문제로 달러-원 연고점이 추가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미국이 관세 부과뿐 아니라 첨단 기술 관련 투자 제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어 당분간 이슈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달러-원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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