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5일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예상보다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기대했던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비경쟁 인수물량 옵션을 노린 국고채전문딜러(PD) 수요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와 채권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국고채 20년물(국고 02250-3709) 경쟁입찰에서 7천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600%에 낙찰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주 국고채 50년물 입찰 흥행에 이날 입찰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장내 시장 금리 수준보다 다소 높은 금리에 낙찰됐다고 평가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20년물 입찰은 예상보다 약했다"며 "입찰 당시 금리가 2.593%였는데 2.600%에 낙찰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50년물 입찰 호조로 기대가 있었지만, 장투기관의 수요가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에 못 미친 입찰 결과에 국채선물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을 일부 되돌렸다"고 전했다.

B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 금리보다 약하게 낙찰이 됐는데 10년 선물은 같이 밀렸다가 다시 올라온 상태"라며 "미국채도 아시아 시장에서 밀리고 있어 크게 반응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들의 수요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약했던 것은 지난주 국고채 50년물 입찰에서 장투기관의 초장기채 수요가 일부 흡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C 증권사의 채권운용팀장은 "국고채 20년물은 장투기관이 선호하는 구간이 아니다"며 "지난주 50년 입찰 여파로 초장기채 수요가 일부분 흡수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50년물 등장으로 20년물은 다소 애매한 발행구간이 돼버렸다"며 "장투기관 입장에서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차원에서 적은 돈으로 효과를 크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D 증권사의 다른 채권 딜러는 "20년 입찰은 PD사 수요와 장투기관 수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장투기관 수요가 생각보다 적었던 것 같다"며 "일반적 PD사 수요로만 낙찰이 이뤄지다 보니 낙찰금리가 생각보다 높게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낙찰금리 수준에서 장내 거래가 이뤄져 입찰 때문에 시장이 밀린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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