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분쟁에 1,110원대 후반까지 뛰어올랐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80원 오른 1,117.20원에 마감했다.

이날 국제금융시장에는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추가 무역 규제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에 위안화(CNH)를 비롯해 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이 뚜렷했다.

엔-원 재정환율은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1,019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업체가 미국 IT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금지되고, 미국 기술이 중국에 수출하는 것도 제한되는 조치가 이번 주 후반에 나올 예정이다.

미국의 이런 방침은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 방침인 '중국 제조 2025'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는 IT와 우주, 전기자동차, 생명공학 등 10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내용으로,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본색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달러화는 대체로 위안화를 따라 움직였다.

역외 위안화(CNH)는 6.55위안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달러-원 환율도 1,117원대로 지난해 11월 14일 1,120.70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많지 않았고,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달러 매수 움직임이 강했다.

장 후반에 달러 강세 분위기가 주춤해졌고, 코스피도 상승 반전하면서 달러-원은 약간 레벨을 낮춰 마무리됐다.

◇26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10.00∼1,121.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딜러는 "미중 이슈가 또 불거지면서 위안화 약세에 연동했다"며 "1,115원 이상은 장중에 무거웠고, 1,115∼1,120원은 네고 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올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당장은 밑으로 보기보다는 1,120원을 쳐다보는 게 유효하다"면서도 "1,120원을 깨려면 추가 재료가 필요하지 않나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코스피가 장중에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에 위안화가 추가로 약세로 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B 은행 딜러는 "주식시장은 잠잠했지만, 통화는 리스크오프"라며 "최근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 대비 한발 늦게 움직이지 않나 한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전 스탠스와 달리 관세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며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고가 많았지만, 짧은 플레이나 시장 심리로 봤을 때 숏(매도) 포지션을 내기는 어렵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기술 쪽에 집중되고 있어, 나스닥 움직임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C 은행 딜러는 "아침에 롱 플레이가 잠깐 있었던 뒤로는 대체로 오늘은 박스권이어서, 롱이 많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5.10원 상승한 1,112.50원에서 개장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개장 이후 숏커버가 몰렸고 결제 수요가 나오면서 장중 1,117원대로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상단이 막혔지만, 1,115원대는 지지받았다.

장 후반에는 재차 위쪽으로 상승 시도하면서 1,118원 가까이 올랐다.

달러화는 이날 1,112.50원에 저점, 1,117.9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16.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1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3% 오른 2,357.8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118억 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57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52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9.62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40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70.5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0.44원, 고점은 171.0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8억7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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