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중국 기업 투자제한 조치 도입 가능성 등 무역전쟁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2% 이상 떨어졌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상승했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결정과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 거래로 하락했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미국 핵심 기술 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무역 전쟁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정부가 이번 주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자제한 조치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무역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인위적인 무역장벽이나 관세를 부과하는 모든 나라에 장벽 및 관세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상호호혜적인' 대응 이상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은 공정해야 하며, 더는 일방통행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마감 직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 부과 계획이 없다는 발언을 내놨다.

미 백악관은 하지만 나바로의 발언과 대비되는 발언을 내놨다.

CNBC에 따르면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재무장관이 말한 대로 우리 기술을 훔치는 모든 국가를 타깃으로 한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6개국 정상이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를 협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독일에서는 난민 정책 이견으로 대연정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0.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3월 0.32에서 4월 0.42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반면 댈러스 연은은 6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 26.8에서 36.5로 올랐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5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7% 증가한 연율 68만9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전망치는 0.9% 증가한 66만8천 채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8.09포인트(1.33%) 하락한 24,252.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81포인트(1.37%) 내린 2,717.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0.81포인트(2.09%) 하락한 7,532.01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5월 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200일 이동평균선도 하회했다.

시장은 갈수록 악화하는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이 실물 경제의 현실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사로잡혀 있다. 국제유가가 이날 재차 반락한 점도 투자 심리를 훼손했다.

미국이 중국기업의 미국 핵심 기술 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주요 기술주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알파벳과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핵심 기술주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무역전쟁의 여파가 다수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소식도 연달아 나왔다.

지난주 독일 다임러가 관세를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은 미국 고급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드슨이 유럽연합(EU)의 무역관세로 연간 1억달러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외 생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날 장 마감 직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 부과 계획이 없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따라 장중 5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낙폭을 다소 줄였다.

난민 정책을 둘러싼 유럽 주요국 갈등 등 불안정한 유로존의 정치 상황 역시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 됐다.

이밖에 지난주 후반 산유국의 증산 규모에 대한 안도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이날 재차 반락한 점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종목별로는 AMD 주가가 4.4%, 아마존 3.1%, 마이크로소프트(MS)가 2% 각각 하락했다. 애플 주가도 1.5% 떨어졌다. 할리 데이비드슨 주가는 6%가량 급락했다.

이밖에 이날 산업용 엔진 사업부를 32억5천만 달러에 사모펀드에 매각한다고 밝힌 GE 주가는 2.3%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2.28% 떨어졌고, 에너지주도 2.20% 내렸다. 소재 분야도 1.46% 하락했다. 반면 필수 소비재는 0.4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각국의 무역정책 대립이 결국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낙관론이 강했던 점이 증시에 더 과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어드의 윌리 델위치 투자 전략가는 "무역정책 관련 낙관론이 널러 퍼져있었던만큼 비관적 상황에 대한 대응 여력이 거의 없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우선 주식을 팔고 보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4.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6.80% 급등한 17.4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7bp 내린 2.87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1bp 떨어진 2.529%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1bp 내린 3.024%에 거래됐다.

이날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월 31일 이후 최저치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35.3bp에서 이날 34.6bp로 좁아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무역 긴장에 따라 움직였다. 무역전쟁 우려를 키우는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점차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과 무역 상대국들의 관세부과를 둘러싼 긴장은 일주일 내내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벗어나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몰리고 있다. 이날 달러는 안전자산인 엔화에 내리고 위험자산인 주식은 폭락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5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오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약 1천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이 이뤄질 예정이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주식이 채권보다 훨씬 무역분쟁에 반응하고 있다"라며 "국채수익률은 낮아졌지만, 매수가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채권 입찰에 나올 물량과 기업 관련 사안이 수익률을 반전시킬지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증시가 6월 상승분을 모두 되돌리면서 채권으로 안전 비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투자에 새로운 조치를 하는 등 무역분쟁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창 참여자들이 계속되는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무역 우려로 오는 12월로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98엔보다 내렸다. 2주래 최저치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9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58달러보다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3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22엔보다 높아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지수는 0.21% 내린 94.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4일 93.19를 찍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7년 7월 이후 최고치인 95.529에서 이날 94.31로 후퇴했다.

최근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는 안전자산인 엔화에 하락했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 종가보다 2.7bp 내린 2.875%에 거래됐다. 이는 5월 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클래러티의 아모 사호타 외환담당 이사는 "안전자산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달러-엔은 주식시장이 회복에 실패하는 동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며 "달러지수가 이번 주 조금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에르람 선임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주가 시작됐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과 EU에 대한 무역 위협이 지속하고 있어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개선된 지역 경제 성장률 지표와 이탈리아가 유로화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화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취약한 만큼 이민정책 등에 따라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중국 위안화는 중앙은행이 일부 은행의 대출을 늘리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6개월래 최저치로 거래를 마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재선에도 터키 리라화는 달러와 유로 대비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투자자들은 터키의 높은 두 자릿수대의 인플레이션과 달러 자금 조달 등 높은 외국 의존도, 중앙은행 독립성 등을 우려했다.

유니크레딧의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선 결과는 대통령이 정부와 중앙은행에 경제를 부양하라는 압력을 가해 거시 정책이 더 빈곤해질 것이라는 약세장 시나리오와 일치한다"며 "불확실성 감소로 숏커버 랠리 후 리라는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0달러(0.7%) 하락한 68.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증산 여파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 동향을 주시했다. 캐나다 원유업체의 생산 차질 여파도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은 지난주 회담에서 오는 7월부터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지난주 금요일 OPEC 결정 당시는 100만 배럴 증산합의에도 실질적인 증산 규모는 6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산유국의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등 100만 배럴 증산합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

당초 60만 배럴 증산에 그칠 것이란 분석으로 급등했던 유가는 다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되는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이 중국계 기업의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더 심화했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5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했다.

다만 캐나다 오일샌드 업체의 생산 차질 소식으로 WTI는 상대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캐나다 신크루드는 알버타 주 포트맥머리 유전의 정전 사태 여파로 오는 7월까지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유전은 하루평균 36만 배럴가량의 생산능력을 갖춘 지역이다.

소식에 이날 장 초반 WTI는 급락하는 브렌트유와 달리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는 이날 배럴당 7달러 이하로 줄었다. 두 국제유가의 차이는 이달 초 11달러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의 증산에도 시장의 원유시장이 공급 우위로 빠르게 전환되지는 않으리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토요일 기자회견은 올해 하반기 100만 배럴 증산이 단행될 것이란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은 "이는 지난 금요일 제시된 규모보다는 많다"며 "하지만 산유국의 목표가 초과 공급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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