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충돌에 대한 긴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일 급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폭 올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이 채권 입찰과 무역 긴장 고조에도 보합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에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이 오는 11월부터 모든 국가가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데 따라 3% 이상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무역전쟁 긴장감은 이날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무역장벽과 관세로 오랫동안 미국에 대해 이익을 취해왔다"며 "결국에는 이는 균등해질 것이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EU산 자동차에 대한 20% 관세부과 가능성을 경고했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할리 데이비드슨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이날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자국 기술 침탈 방지를 위해 새로운 도구보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기술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최종적인 방안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이 난민 문제와 관련한 이견으로 갈등을 노출하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는 28~29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도 난민 문제 관련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독일에서는 난민 문제에 대한 정당 간 이견으로 연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미국은 오는 11월부터 모든 국가가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혀 유가 급등을 촉발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모든 나라와 기업이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 원유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방침에 일체의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거래를 점진적으로 줄이도록 허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예상보다 강경한 방침에 유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4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 각각 전월 대비 1.0%, 전년 대비 6.4% 상승했다. 주택가격지수는 올해 들어 6%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6월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16에서 20으로 올랐다.

반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8.8에서 126.4로 내렸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무역전쟁이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했다.

보스틱은 "무역전쟁이 현재 속도로 가속화되면 점도표 상 중간값인 올해 4번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31포인트(0.12%) 상승한 24,283.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99포인트(0.22%) 오른 2,723.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62포인트(0.39%) 상승한 7,561.6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 주요 기술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점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강경한 이란 제재 방침에 따른 국제유가 동향과 난민 문제를 둘러싼 유럽의 정치 불안 등도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다만 전일 주가가 급락했던 만큼 이날은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유지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전일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나라에 투자제한 조치가 적용될 것이란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투자제한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혼선이 일기도 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나바로 국장 발언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한 투자제한 정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강경한 제재 방침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은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헬스케어 분야와 석유사업의 분사 등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밝힌 GE 주가가 7.8%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분야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1.4% 올랐다. 기술주도 0.48% 반등했다. 반면 필수소비재 분야는 0.45% 내렸고, 통신주도 0.42%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데스티네이션 웰쓰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 대표는 "무역전쟁의 긍정적인 면은 거의 없다"며 "또한 정치적인 변수에 불확실성이 있을 때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경향이 있고, 현재도 그렇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4.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14% 하락한 15.9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7bp 오른 2.882%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상승한 2.533%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전장보다 0.4bp 높은 3.028%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34.6bp에서 이날 34.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눈에 띄는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340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국채 입찰에 주목했다. 이번 주에 이를 포함해 1천억 달러 규모의 채권 입찰이 예정돼 있다.

미국 재무부는 340억 달러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2.538%에 발행했다. 포괄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73배를 보였다.

펀드 매니저나 해외 중앙은행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42.3%였다. 직접낙찰률은 15.4%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큰 소화불량 없이 물량을 소화했다며 입찰이 평범했다고 진단했다. 이 영향으로 국채 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채권 입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프리의 워드 맥카시 애널리스트는 "향후 채권 입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날 입찰이 보여줬다"며 "입찰 규모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해외 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이어서 참여도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 긴장은 계속됐다.

글래스킨 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핵심 국가의 채권수익률은 변하지 않았다"며 "놀랍게도 무역과 관련된 우려가 표면화되고 있었지만, 훨씬 더 큰 랠리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샤킵 훌레티 채권 전략가는 "6월 회의에서 연준의 매파적인 발언과 가이던스와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채권 입찰이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1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76엔보다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4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97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1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39엔보다 낮아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5% 오른 94.759를 기록했다. 2분기와 상반기를 단 4일 남겨두고 달러지수는 이번 분기에 4.9%, 올해 들어서는 2.7% 상승했다.

최근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면 달러는 안전자산인 엔화에 내리고, 무역전쟁과 관련해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으면 달러는 엔화에 오르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역전쟁과 관련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의 엇갈린 발언이 나온 가운데, 전일 주가가 급락한 뒤 이날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자 이날 달러는 전날 약세를 되돌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전일 나바로 국장은 중국 및 다른 나라에 투자제한 조치를 가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므누신 재무장관이 말한 대로 우리 기술을 훔치는 모든 국가를 타깃으로 한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지속했다.

커먼웰스 외환의 오메르 아이시너 선임 애널리스트는 "잠재적인 무역전쟁은 높은수익률 통화, 위험 통화, 경제가 무역에 민감한 나라의 통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유로-달러와 같은 주요 통화의 영향은 덜하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달러 대비 약세를 더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6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정책 당국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시너는 "이런 정책 움직임은 현재로써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 행정부가 대응한다면 달러에 더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는 영국중앙은행이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달러 대비 0.35% 떨어졌다. 터키 리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이후 통화와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에 추가로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45달러(3.6%) 급등한 70.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달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산유국 증산 등을 주시했다. 글로벌 무역전쟁 추이도 핵심 변수다.

미 법무부가 예상보다 강경한 이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란 원유 제재에 대한 일체의 유예는 없다면서 모든 국가가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란 제재에 대한 일체의 유예는 없다면서, 11월 4일 이후 이란 원유를 사거나 이란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국가는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널은 이란을 경제적 정치적으로 고립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시장은 미국이 이란 원유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도록 허용해줄 것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이란 원유수입 감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국가나 기업에 대해서는 제재 유예 기간을 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저널은 이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이란 제재 사례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발언도 이런 전망을 지지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강경한 방침을 천명하면서 시장도 화들짝 놀랐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안 부대표는 "미국이 이란을 완벽하게 고립하려는 정책 결정을 지속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경적을 크게 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바는 아니다"며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원하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매우 공격적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 초반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에 생산량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소식으로 하락 압력을 받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사우디가 7월에 생산량을 종전보다 하루평균 1천만 배럴에서 1천80만 배럴로 늘릴 것이란 보도를 내놨다. 사우디는 감산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6년 11월에 1천72만 배럴을 생산했던 바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나다와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의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강경한 대 이란 제재 방침도 전해지면서 유가는 빠르게 반등했다.

유가 전문가들은 미국 이란 제재가 주가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미칠지를 주시했다.

맥길리안 부대표는 "이란 제재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 원유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디.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모든 회사가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토탈과 셀은 당장 지금부터 이란 원유를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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