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 등을 전격으로 교체하면서 경제정책 방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7일 소득주도 성장을 주도했던 홍장표 전 수석이 교체된 것은 정부가 악화된 고용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일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고용이 국내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부터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소득분배 양극화가 심화하고, 고용이 악화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쌓였다.

특히, 지난 5월 고용동향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타난 점은 정부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준 계기였다.

이례적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5월 고용 상황을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정통관료 출신인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새 수석으로 임명하며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결정에서도 고용 상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제수석이 바뀐 만큼 한은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청와대 수석이 교체되면서 정부의 달라질 경제정책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며 "소득주도 성장의 설계자가 사실상 경질되면서 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될 것으로 짐작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악화된 고용을 되돌리는 데 정부가 총력을 집중한다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그동안 플랫된 수익률 곡선을 다소 되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임하면서 한은의 독립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인 만큼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새 경제수석은 정통관료 출신이라 친정부 성향을 띨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악화, 경기 부진으로 경제수석을 교체했으니 정부는 금리 인상에 거부감이 있겠지만, 금리 인상을 하지 말라고 언급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정부가 좀 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들고나온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도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한은에 부담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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