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 투자제한과 관련해 완화된 입장을 밝혔음에도 무역 전쟁 우려가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 긴장 속 위험회피 심리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상승했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기술투자 제한 방안이 우려보다 온건할 것이란 점을 시사하면서 올랐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 줄어들고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우려가 커지면서 또 한 번 3% 이상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우려를 주목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통한 핵심 기술 유출 방어 방침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도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 달리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CFIUS를 활용해 자국 기술 유출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은 이전에는 CFIUS 규정상 미국 기업이 중국 등 해외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까지 막을 수 없었지만, 새로운 CFIUS 규정에서는 핵심 기술 기업의 합작회사 설립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이런 조치가 중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이란 점도 확인했다.

중국 위안화가 꾸준히 절하되는 데 따라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른바 '통화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분석 전문 기관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각료들에게 미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미 국채를 보유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648억 달러로 전달대비 3.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보다도 적었다.

반면 5월 내구재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0.6% 감소해 두 달 연속 줄었다. 다만 시장 예상치 1.0% 감소보다는 양호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전월보다 0.5% 떨어진 105.9를 나타냈다. 시장 예상은 0.5% 증가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엇갈렸다.

보스턴 연은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너무 빠른 금리 인상은 성장에 위험요인이라고 경고하며 선제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52포인트(0.68%) 하락한 24,117.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3포인트(0.86%) 내린 2,699.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54포인트(1.54%) 하락한 7,445.0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 및 주요국의 무역충돌 상황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 달리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활용해 자국 기술 유출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 초반에는 상승세를 타며 280포인트 이상 오르기도 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 감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장 초반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

유가 급등으로 엑손모빌 등 주요 석유 기업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쉽게 해소되지 못했다.

미국이 수입차에 대한 관세부과를 추진하는 등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이 지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미국이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경우, 켄터키 주 조지타운에서 만들어지는 캠리의 경우도 1천800달러 초과 비용이 예상되는 등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차의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경고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위안화가 꾸준히 절하되는 데 따라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른바 '통화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분석 전문 기관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각료들에게 미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미 국채를 보유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지수는 오후장에서 가파르게 반락했다.

특히 아마존 등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

위험회피 심리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주도 약세를 이어갔다. 금융주는 13거래일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다. 미 국채금리는 이날 2.8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1.8% 떨어졌다. JP모건 주가는 1.5% 하락했다. 반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GE 주가는 1.6% 올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45%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금융주도 1.26%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유가 급등에 힘입어 1.3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정책과 관련해 미국이 다소 완화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UBS의 케이스 파커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최근의 미국 측 발언과 행동으로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무역정책의 의도치 않은 결과의 영향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보다는 미국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협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로는 매우 험난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는 매우 파괴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1.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5% 상승한 17.9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5bp 떨어진 2.827%에 거래됐다. 지난달 29일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 최대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9bp 하락한 2.504%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전장보다 5.6bp 내린 2.971%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34.9bp에서 이날 32.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증시와 이머징마켓 증시 약세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며 미국 채권값이 강세를 보였다.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1.9% 이상 떨어졌고, 위안화 약세와 함께 중국증시도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 증시도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투자제한 완화를 시사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중국이 자국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안을 마련하는 것보다 기존 행정부 기구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 강화로 중국의 미국 기술 침탈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오는 30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준의 중국 투자제한 조치를 발표하면 이는 기존의 무역전쟁 공세 수위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로 해석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양국은 내달 6일부터 상대국의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기술투자 제한 문제와 관련해 므누신 재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간 견해차가 큰 것으로 확인된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여기에 무역 긴장으로 통화 긴축 정책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4차례 금리 인상 여부에도 여전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관세 위협 등 무역분쟁으로 경제 전망은 불투명해졌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암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너무 빠른 금리 인상은 성장에 위험요인이라고 경고하며 "선제적인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향후 몇년 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연준이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하려는 것"이라며 "연준은 이미 중립금리에 도달해 있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무역 관련 문제로 성장세가 둔화한다면 올해 총 4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므누신 장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므누신 장관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GDP 전망치인 4.7%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일 34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채권 입찰이 무난하게 이뤄지면서 채권값은 보합권을 기록했다. 이날도 35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이 이뤄졌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국채 5년물을 연 2.719%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55배였고, 낙찰률은 간접 62.0%, 직접 9.5%였다.

재니 몽고메리 스캇의 조디 루리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에 완화적인 접근을 하겠다고 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채권값을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EAB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알님 홀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두 달간 시장이 성장과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성장률 우려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봤다"며 "채권은 성장률 실망 우려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27엔을 기록해 전일 110.10엔보다 소폭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43달러보다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3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19엔보다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지수는 0.7% 오른 94.349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2분기 들어 5.8%, 올해 들어 3.3% 올랐다. 이 수준이 유지되면 이번 분기가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잦아든 가운데 독일의 이민정책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둔 부담 등으로 유로가 약세를 보였다.

중국이 자국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안을 마련하는 것보다 기존 행정부 기구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 강화로 중국의 미국 기술 침탈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ALCS의 마셜 지틀러 수석 스트래터지스트는 "아마도 백악관이 미국의 상징적 오토바이 생산자인 할리-데이비슨이 관세 영향으로 유럽으로 생산을 이전할 것이라는 발표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 뱅크의 타우 란 응우옌 애널리스트는 "무역분쟁이 여전히 외환시장의 큰 변수"라며 "이번 주 EU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회담 이후 명확한 성명이 나올 때까지 유로 환율은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 대비 최근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위안화는 이날 추가로 내렸다.

캐나다 달러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다음 금리 결정을 앞두고 최근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와 캐나다와 전 세계의 보복 조치의 영향을 반영하겠다"고 밝힌 뒤 달러 대비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무역 긴장이 지속하면서 글로벌 성장률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달러는 이머징마켓 통화에 대해서는 좋겠지만, 유로에는 거의 움직임이 없고 엔화에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3달러(3.2%) 급등한 72.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강경한 이란 제재 방침과 원유재고 지표를 주시했다. 무역전쟁 전개 추이도 여전한 변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줄어들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배가됐다.

EIA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989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8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116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만 배럴가량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7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0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무부가 전일 오는 11월 4일부터 모든 국가가 이란 원유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한 방침을 밝힌 점도 지속해서 상승 재료로 작용하는 중이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 제재로 이란 원유 수출 규모가 하루평균 70만 배럴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유라시아그룹은 앞서서는 3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지만, 감소 규모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당초 유럽의 원유 매수자들은 수입 규모를 대폭 감축할 것으로 봤다"며 "미국의 더 강경한 태도는 일본과 한국도 이란 원유수입을 더 빠르게 줄이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다만 중국과 인도, 터키는 이란 원유수입의 대폭 감축을 주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캐나다 원유업체 신크루드 정전 사태 이후 시설 정비로 7월까지 운영이 제한되면서 하루평균 36만 배럴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는 점과 리비아 내전에 따른 생산 감소 등 유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재료들이 더해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280포인트 이상 오르기도 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경감된 점도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다우지수는 다만 장후반 상승 폭을 반납하고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증산 등에도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국제유가 강세 유지 가능성을 전망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상품 담당 이사는 "기록적인 원유 수출과 정유설비가동률이 결합하면서 재고 감소를 이끌었다"며 "원유 생산이 사상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한 미국 내 및 해외의 수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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