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최정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미·중간 무역갈등으로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신흥국 위기설까지 겹치며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도를 국내 시장에 대한 '엑시트'로 보기에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재작년과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감안할 때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차익 시현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코스닥과 국내 채권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점도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23조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올해 6월까지 6조4천억원을 되팔았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에만 1조5천억원 가까이 내다 팔며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1조5천500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매 패턴과 환율 흐름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순매수한 23조원의 현재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순매수 이후 매도의 성격은 자금이탈이라기보다는 차익 시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 나타나는 특징적인 변화는 코스닥에서의 차별적 매수세다.

외국인은 지난 5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에서만 8천억가량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닥 150종목에서 8천7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며 코스닥 대표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에서 차별적인 매수세를 보인 점에서 본격적인 '셀코리아'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인은 코스피 대형주 중심에서 벗어나 종목별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주 기준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잔액은 109조6천3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1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위원(상무)은 "최근 두 달 연속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신흥 시장(EM)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매도는 강하지만, 국내 채권으로의 이동을 볼 때 한국시장을 회피하는 본격적 자금이탈이라고 하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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