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찰률, 8.5배..작년 9월 중안 온라인 보험의 309배와 완연 대비

"타이밍 나쁘다..미중 무역 마찰 희생양".."애플보다 완연히 높은 밸류, 걸림돌"

"신경제 IPO 후광 효과 사그라들어, 투자자에 교훈".."美 금리 상승세도 악재"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61억 달러(6조8천320억 원) 차입을 목표로 실행한 홍콩 기업 공개(IPO)가 8.5배 응찰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브로커와 소식통을 인용해 28일 전한 바로는 나흘간의 샤오미 주식 공모 기간에 10억3천만 주를 사기 위해 모두 10만9천446건의 응찰이 이뤄졌다.

이는 8.5배 응찰률로 집계됐다.

샤오미 IPO는 1986년 이후 이뤄지는 홍콩 IPO에서 8번째로 규모가 큰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쥔양 증권의 케니 탕 싱-힝 최고경영자(CEO)는 샤오미 IPO 응찰이 "현 상황에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SCMP는 그렇지만 지난 9월의 중안 온라인 P&C 보험 IPO 때의 309배와는 완연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또 핑안 굿 닥터스의 650배 이상, 이신의 560배와 텐센트 산하 중국 문학의 625배에도 모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비교됐다.

SCMP는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홍콩에서 모두 87개 기업이 IPO를 실행했다면서, 이 가운데 53%가 첫 달에 공모가보다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20개 기업은 첫 거래일에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부동산 재벌 리카싱과 알리바바 소유주 마윈, 그리고 텐센트 회장인 마화텅이 모두 샤오미 IPO에 참여는 했으나 이전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리카싱은 샤오미 주식을 3천만 달러어치만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샤오미 IPO가 이처럼 썰렁한 것이 타이밍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앰플 캐피털의 알렉스 웡 쿼-잉 자산운용 책임자는 "샤오미가 미중 무역 마찰의 희생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지금은 투자자들이 불안 속에 움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산정되는 항셍 중국기업 지수가 지난 26일 '베어 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됐음을 상기시켰다.

또 상하이 종합지수도 올해 고점으로부터 20%가량 빠졌다고 덧붙였다.

샤오미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즉 39~51배로 평가되는 샤오미 주가 수익률(PER)이 애플의 14.8배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앰플의 웡은 이에 대해 "홍콩 투자자의 밸류에이션 평가가 여전히 '구 경제' 마인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이것이 '신경제' 마인드로 바뀌려면 아직도 몇 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美 금리 인상 추이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1개월 물 홍콩 은행 간 금리가 10년 사이 최고치인 2.125%로 최근 치솟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푸르덴셜 브로커리지의 앨빈 청은 현 IPO 마진 파이낸싱 금리가 2.88~3%임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샤오미 주식이 이 비용을 커버하려면 공모가보다 10~20% 뛰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의 홍콩 상황은 IPO 후 급락이 적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경제 IPO 후광 효과가 사그라지고 있다"면서 "이로부터 투자자들이 교훈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은 한 예로 지난해 9월 이후 이뤄진 5건의 '빅' IPO 가운데 4건이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신 그룹과 레이저의 경우 정점에서 50%가량 빠진 상태라고 청은 강조했다.

샤오미는 홍콩 증권거래소가 IPO 유치 확대를 위해 이중 구조 상장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후 이뤄진 첫 케이스란 점을 SCMP는 상기시켰다.

jks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