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에서 1,110원대 초반으로 크게 밀렸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70원 내린 1,114.50원에 마감했다.

한때 달러-원은 1,113.1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을 이끌었던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소식에 급히 되돌려졌다.

EU 정상들이 유럽 난민 문제 등에 합의하면서 EU 체제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진정됐다.

추가 환율 상승을 기다리던 수출업체들이 월말 네고 물량을 내놓았고, 시장 플레이어들도 롱 포지션을 청산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정상들은 난민 문제를 포함한 회담 결과물에 동의했다"고 적었다.

애초 EU는 정상회의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이탈리아가 난민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 수용을 요구하며 서명을 거부해, EU 체제 균열 우려로 번진 바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협상 타결 후 기자들에 "이탈리아는 혼자가 아니다. 우린 만족한다"고 말했다.

2,300을 하회하던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고, 특히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 동시 호가 시간대 매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다.

◇ 7월 2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07.00∼1,12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딜러는 "장 초반에 달러 매도세가 강했다"며 "접수된 매수 호가(비드)를 생각 없이 쳐내는 모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오후에는 EU 회의 소식에 낙폭이 커졌다"며 "롱 스톱이 나오고 수출업체들도 네고를 던졌다"고 전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관건"이라며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회복한다면 달러-원은 더 밀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1,120원 선을 일시적으로 웃돌더라고 추세적으로 계속 오르기는 어렵다는 인식도 생겨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은행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이 주말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급등락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그동안 레인지에 갇혔던 달러-원이 최근에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종가를 반영해 전일보다 2.70원 내린 1,121.50원에서 개장했다.

장 초반부터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왔다. 1,120원 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달러화는 상단이 눌리면서도 위안화 약세와 주가 하락 등으로 하단이 지지받았다.

오후 12시가 되기 전 EU 정상회의 소식이 나오면서 유로와 엔 등에 변동성이 커졌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급격히 약세로 전환했다.

위험자산선호(리스크온)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달러-엔 환율도 올랐다.

2,300 아래로 하락하던 코스피와 상하이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화는 네고 물량 등에 점진적으로 밀리다가 1,116원 선 아래에서는 기존 롱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기도 했다.

달러화 1,115원 선을 지지선으로 인식한 흔적이 관측됐다는 의미다.

달러-원 환율은 한동안 1,113∼1,114원대에서 횡보하며 마감했다.

달러화는 이날 1,113.10원에 저점, 1,121.5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17.2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00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1% 오른 2,326.13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650억 원, 코스닥에서는 63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6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7.10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37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8.19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8.00원, 고점은 168.97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8억2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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