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 상승과 은행주 강세에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한 가운데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상승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는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엔화에는 올랐지만,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난민 문제 합의가 도출된 영향으로 유로화에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강경한 이란 제재 방침과 리비아 내전에 따른 생산 차질 등 공급부족 우려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4달러 위로 올라 마감했다.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무역갈등과 유럽연합(EU)의 난민 문제 합의, 미국 5월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 지표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과 중국 및 주요국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불안감이 여전하지만,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가 은행과 인프라, 농업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 문호를 확대한 점 등으로 긴장이 다소 완화됐다.

EU는 우려와 달리 난민 문제 대응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 EU는 역내 각 회원국에 난민의 망명신청을 처리하는 합동 난민심사센터를 건립하고 EU 회원국 내에서의 난민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의 5월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물가는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2%(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4% 증가에 못 미쳤다. 지난 2월 0.1% 감소 이후 가장 낮다.

또 지난 4월 소비지출은 0.6% 증가에서 0.5%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5월에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5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2.3% 올랐다. 2012년 3월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 폭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5월에 전월대비 0.2% 올랐다. WSJ 조사치 0.2%에 부합했다. 5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연준의 물가목표 2%에 도달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 성장이 빨라지는 것이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천천히 금리를 올리기를 바란다는 언급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법인세를 20%로 내리는 등 추가 세제 개편이 단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언론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탈퇴하고 싶어한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악시오스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등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98.2로 월가 예상 99.0에 못 미쳤다.

6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4.1로 시장 예상 60.0을 웃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36포인트(0.23%) 상승한 24,271.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포인트(0.08%) 오른 2,718.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2포인트(0.09%) 상승한 7,510.3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3% 하락했다. S&P는 1.3%, 나스닥은 2.4%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8% 하락했다. S&P는 1.7% 올랐고, 나스닥은 8.8% 상승했다.

이날 주요 은행주가 전일에 이어 이날도 장 초반까지 강세를 이어가면서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대부분 은행이 통과했다.

도이체방크만 탈락했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일부 자본확충 필요성을 지적받았다. 나머지 주요 은행은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체이스가 분기 배당을 기존 주당 0.56달러에서 0.80달러로 높이고, 자사주도 207억 달러어치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은행들이 자본환원 확대 방침을 잇달아 내놨다.

다만 주요 은행주는 오후 장에서는 상승 폭을 줄이거나 일부는 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은행주가 반락하면서 주요 지수도 동반해 상승 폭을 줄였다.

국제유가가 리비아의 수출계약 불이행 가능성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다우지수 포함 종목인 나이키 주가가 실적 호조와 자사주 매입 방침 등에 힘입어 11% 이상 급등한 점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나이키 주가는 이날 장중 8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갈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지만, 전일부터는 팽팽했던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이다.

종목별로는 웰스파고 주가가 3.37% 올랐다. 반면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0.7%와 1.67%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0.65% 올라 가장 선전했다. 통신주는 0.63%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도 장후반 주가가 상승 폭을 빠르게 줄이는 등 시장의 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루 해르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잠재적인 무역전쟁 우려는 증시에 악재지만, 어느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알기 어렵다"며 "미국과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0.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51% 하락한 16.0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2bp 하락한 2.84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상승한 2.528%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낮아진 2.974%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32.7bp에서 이날 31.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월에 3%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 상승분을 되돌렸다. 10년물을 올해 들어 44bp 올랐고, 2년물은 64bp 상승했다.

수익률 곡선은 더 평탄해졌다. 이는 경제 둔화나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다.

이날 발표된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6년 만에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추가 2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지만, 무역분쟁이 실물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여기서 더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이 내년 분기에 한 번꼴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말 발표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제재안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무역전쟁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다소 누그러졌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상승했다.

채권시장은 다음 주 미국 노동부의 최근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전망과 무역분쟁 관련 이슈가 계속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더드 뱅크의 스티비 배로우 전략가는 "주식이 약세를 지속하면 채권이나 달러와 같은 자산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관세 문제가 성장을 저해하고 물가를 올리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에 공급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영향이 미미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상대적인 소폭 상승으로도 시장에 패닉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71엔을 기록해 전일 110.51엔보다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7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61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2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39엔보다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8% 내린 94.647를 기록했다. 그러나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2.7% 올랐다. 2분기 들어서는 5% 상승해 2016년 후반 이후로 가장 좋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러는 지난 4월부터 유럽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호조세를 보인 미국 경제지표,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무역전쟁 우려 등에 따른 다른 통화의 약세 등으로 상승세가 강해졌다.

시장은 이번 주말 중국 투자 제한 등을 포함한 미국의 발표를 앞두고 무역전쟁과 관련한 제재 수위에 관심을 보인다.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들이 10시간이 넘는 밤샘 토론 속에 난민 문제를 둘러싼 협상 결론을 도출했다는 소식에 이날은 유로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정상들은 난민 문제를 포함한 회담 결과물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를 비롯해 통합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당초 EU는 정상회의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이탈리아가 난민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 수용을 요구하며 서명을 거부, 선언문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 협상 타결 이후 기자들에게 "이탈리아는 더는 혼자가 아니다. 우린 만족한다"고 말했다.

ING의 비라그 파텔 통화 애널리스트는 "이민 협상이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며 "이는 EU 국가 간 분열 가능성을 줄이기 때문에 유로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ALC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수석 전략가는 "이번 합의가 EU 전체뿐만 아니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압박도 덜어줄 수 있게 됐다"며 "더는 동맹이 붕괴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해 유로화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의에 구속력이 없으므로 유로화에 위험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체 프래크 통화 전략가는 "EU와 유로존의 불일치가 통화에 압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유로화 강세가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 가파르게 올랐다. 이번 분기에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5.9%나 떨어졌고, 전일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의 지난 1분기(1월~3월)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전분기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0.1%보다 높아진 것이다.

영국 경제는 2013년 1분기부터 21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0달러(1.0%) 상승한 74.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가 배럴당 74달러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WTI는 이번 달 11%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20% 이상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경제 제재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부족 가능성을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리비아 국립 석유공사(NOC)는 7월 1일부터 동부의 즈웨티나(Zueitina)와 하리가(Hariga) 항만에서의 석유 수출이 어려울 것이라며 계약불이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비아의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평균 80만 배럴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국이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천명한 가운데, 이런 예상치 못한 생산 감소 요인도 지속해서 더해지면서 유가의 상승 압력이 한층 가중됐다.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증산을 결정했지만, 여유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생산 차질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EMI DTN의 도미니크 크리첼라 리스크 관리 담당 이사는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추가 생산 차질은 산유국이 합의한 증산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이란의 산유량도 미국의 강한 제재 의지로 예상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동안 유가 하락 및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차이 확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 내 산유량 증가에 대한 우려도 이날은 다소 경감됐다.

그동안 꾸준히 증가하던 미국 내 원유 채굴장비 수가 이번주는 줄어들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858개로 전주보다 4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무역전쟁발 위험자산 회피 현상도 다소 누그러졌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 내외의 상승세를 장중 꾸준히 유지했다.

유가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국제유가의 상승 흐름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을 다시 내놓고 있다.

JBC에너지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시행되면 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며 "세 자릿수 유가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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