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1,120원 선까지 올랐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0원 오른 1,120.00원에 마감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위축된 투자심리가 지배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급락에 대한 '되돌림' 성격도 있다.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정돼 있어, 시장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역외 위안화(CNH)를 비롯해 유로와 엔, 싱가포르 달러, 호주 달러 등이 모두 달러 대비 약세였다.

상대적으로 원화와 위안화 약세가 가팔랐다.

특히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다. 코스피는 2% 이상, 상하이 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다.

주식시장 하락에 대한 해석은 명쾌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아닌 기관의 순매도 규모(4천억 원)가 다소 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3천억 원 이상 팔았다.

중국 지표가 좋지 않은 점이 위안화 약세를 부채질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중국의 6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로, 시장 예상치 51.1을 조금 밑돌았다.

지난주 후반 유로 강세를 이끌었던, 유럽 난민 문제가 재차 유로 약세 재료가 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독일 대연정 내 강경파인 기독사회당(CSU)의 대표가 사의를 표하면서 독일 정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환시장 수급에서는 수출입업체의 네고와 결제가 비슷한 규모였다.

◇ 3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15.00∼1,12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딜러는 "주식시장이 많이 밀리면서, 위험자산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라며 "특별한 재료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지난주 금요일에 많이 밀리고 난 뒤 약간의 저점 매수가 있다"며 "현재는 밑으로 팔기는 어려운 시점이라서, 네고가 적극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B 은행 딜러는 "약간의 매수 물량이 나오는 정도지만, 결제와 네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며 "매수와 매도 호가가 좀 벌어지면서 오른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성장 지표에 대해서도 그렇게 좋지 않다"며 "이런 부분이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C 은행 딜러는 "저점 매수로 대응하는 곳이 있는 것 같다"며 "레인지 흐름을 이어갈지, 잠깐 쉬었다 상승 재개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0.30원 하락한 1,114.20원에서 개장했다.

개장 직후 네고 물량에 1,113원대로 내렸지만, 아시아 통화에 연동하면서 위로 방향을 잡았다.

달러화는 단계적으로 레벨을 높여갔다. 결제 물량이 꾸준했지만, 시장 수급을 주도하지는 않았다.

글로벌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이날 시장을 지배했다.

달러-원은 장 후반 1,12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달러화는 이날 1,113.70원에 저점, 1,120.2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17.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2억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5% 밀린 2,271.54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115억 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38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74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1.30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642달러, 달러-위안(CNH) 환율은 6.6650위안이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8.02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7.97원, 고점은 168.36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86억4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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