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 확대에 나서면서 방카슈랑스 채널 위축도 지속되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24개 국내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1조3천5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09% 급감했다.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KDB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7억 원과 3억 원으로 90.7%, 99.6% 줄었다.

'빅3'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2천760억 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744억 원과 367억 원으로 모두 절반가량 감소했다.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의 주요 상품인 저축성보험 축소에 나서면서 초회보험료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정되지 않아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진다.

이에 국내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보장성보험 비중에 확대에 나섰다.

실제로 신한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87%에 달했으며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49.3%와 22.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커진 수준이다.

흥국생명과 KDB생명의 보장성 비중도 40%포인트와 15%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보장성보험의 경우 저축성보험과 달리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를 확대해도 초회보험료 증가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시행된 세법개정도 방카슈랑스 채널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세법개정으로 저축성보험 가입자는 월 납입액 150만 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일시납 보험의 경우 보험료 합계액이 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 축소와 함께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꺼리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의 존재감이 작아졌다"며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취급 상품에 한계가 있고 불완전판매 우려도 있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