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새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변화를 모색한다. 공공임대주택과 도시재생 확대로 투자비를 늘릴 방침이다. 채권 발행에도 박차를 가하며 시장의 장기채권 갈증 해소 등 존재감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를 보면 이날 기준 LH의 채권 잔존액은 43조1천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말에 57조원을 넘던 LH의 채권은 작년 말까지 약 10조원을 줄이더니 지금도 축소 기조다.





같은 기간 LH의 투자집행 규모도 감소했다. 2012년에 LH는 총 20조9천307억원을 투자했는데 2014년에는 17조원대로 낮아졌다. 작년에는 14조4천656억원까지 줄었다. 재무구조 개선이 함께 진행돼 부채비율은 408.67%(2014년)에서 342.14%(2016년)까지 떨어뜨렸다.

활발하던 LH의 부채감축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흐름이 바뀔 전망이다. LH가 '공공기관 사회적 책임성 강화 워크숍'에서 새 중장기 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다.

LH는 좋은 일자리는 만들고자 공공투자 확대를 내걸었다. 이를 이끌 핵심사업으로는 공공임대주택과 도시재생 뉴딜을 꼽았다. 스마트시티 모델 구축과 수출,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의 사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공공임대주택과 도시재생은 투자 측면에서 청사진이 공개됐다. 내년부터 매년 약 18조9천억원, 총 94조5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했다. 공공임대주택에서 3조원, 도시재생 뉴딜에서 1조5천억원을 새로 투자한다. LH는 이로써 연간 27만4천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산했다.

LH가 사업을 확대하면서 채권 발행에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나는 사업비에 비례해 채권시장에서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채권 수요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채권 관계자는 "채권을 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이전보다 조금씩이라도 높아지는 국면이라고 하면 위험은 단기 채권을 통해 줄이고 장기채권을 통해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을 조절이 필요하다"며 "신용등급이 높은 공공기관에서 장기채권이 나오면 시장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LH는 작년에도 30년 만기의 채권을 5천800억원 발행했다.

LH 관계자는 "사업비가 매년 4조5천억원 늘어 채권 발행이 확대 기조로 갈 수 있고 사업 성격상 장기채들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 사업계획대로 사업비를 늘린다고 해도 자산 매각이나 기금 융자 등을 따져 채권으로는 얼마나 조달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외부에서 100% 조달하는 방식을 아닐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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