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ECB 총재 언급·추경 없는 2.8% 성장

매파적 해석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발언이 대체로 중립적인 가운데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을 언급한 부분이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채 올해 2.8% 성장률을 제시한 점이 매파적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단어나 표현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이날 '견실한' 성장이라는 표현이 가까운 시일 내의 정책 기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약세와 낮은 기대인플레이션, 임금상승 부진 등 물가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표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 총재가 대체로 중립적인 발언을 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곳곳에서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후 10년 국채선물은 가격이 전일 대비 39틱까지 오르는 등 채권이 강세를 보였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총재가 발언에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이 동요하지 않도록 발언에 신경 쓰는 모습이라 국채선물 가격도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올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총재가 강력한 매파 발언을 내놓지는 않아 오후에도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추경을 고려하지 않고 올해 성장률을 2.8%까지 올린 점은 다소 매파적일 수 있지만, 시장이 이를 숏(매도)재료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총재가 신경 쓴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3년 국채선물을 1만6천계약 이상 파는데 이유를 파악 중이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또 다른 채권 딜러는 "생각보다는 조금 더 매파적이다"며 "아웃풋 갭 관련해서 내년도는 경제성장률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축소되면서 시장은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는 재료가 희석되며 강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원론적인 발언에 그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경기가 좋아지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원론적 발언 수준에 불과했다"며 "국채선물 흐름에서는 비둘기파 발언으로 해석됐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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