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침체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먼트(Hotel Branded Apartment)'가 앞으로 새로운 성장을 이끌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정KPMG 부동산자문부서 전문가들은 3일 앞으로는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는 거주를 목적으로 호텔 브랜드와의 위탁계약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양가능한 주거상품을 의미한다.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는 일반 레지던스 대비 고품질의 서비스와 시설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쟁시설 대비 10~50%까지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주요 도시의 브랜디드와 논브랜디드(Non-Branded) 아파트의 평균가격 차이는 30%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석봉길 삼정KPMG 부동산자문팀 부장은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의 국내 주택시장이 전환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주거상품의 질적인 변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도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가 곧 도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별 브랜디드와 논브랜디드 아파트의 평균가격 차이 (※삼정KPMG 제공)>

◇ 부동산 규제 강화 추세에…호텔업계도 '직격탄'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규제정책과 주거시설의 과잉공급,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급격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호텔 시장의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인바운드 관광객은 수년째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외형을 넓히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최저 인건비 증가와 호텔 공급과잉 등 내외부 요인이 겹치면서 호텔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리스크(Risk)가 커진 탓에 투자자 또한 신용도가 담보되는 호텔운영사의 책임임차 방식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호텔 입장에도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해진 시기인 셈이다.

◇ 글로벌 호텔社, 브랜디드 아파트 확대 '속도전'

현재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는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속도로 확대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지역이 54%를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및 인도양·남태평양 지역이 16%, 유럽 11%, 라틴 아메리카 및 캐리비안 지역 10%, 중동지역이 9%의 공급동향을 보이고 있다.

최초의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사업은 1927년 '뉴욕의더 셰리-네덜란드 호텔(The Sherry-Netherland hotel)'이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 보스턴이 그 시작이다.

포시즌스 브랜드의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분양되면서 리츠칼튼과 페어먼트, 캠펜스키, 세인트레지스, 하얏트 리젠시, 반얀트리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중 가장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메리어트다. 이미 메리어트 호텔 그룹의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전 세계 92개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를 운영 중이다. 92개 개발 중 리츠칼튼과 더블유(W), 웨스틴, 세인트레지스 4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그룹 또한 보스턴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40개를 운영하며 미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페닌술라 호텔은 후발주자로서 현재 상하이에 레지던스를 운영 중이며, 영국 런던과 미얀마 양곤에 각각 호텔과 레지던스를 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 시장은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태국이다.

석봉길 부장은 "태국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주재원의 수요가 상시적으로 발생한다"며 "아세안의 경제통합이 가속화되면서 동남아, 태국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기반이 형성되고 있어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의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 비중 (※삼정KPMG 제공)>

◇ '잠재력' 있는 국내 시장…협상시 주의 필요

국내의 경우 에머슨퍼시픽이 리조트와 호텔사업의 성공을 통해 사업 영역을 주택, 오피스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아직은 '태동기'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잠재력이 충분한 신규 시장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개발사 등은 글로벌 호텔과의 원활한 협상을 위해 구체적인 시장분석 자료와 사업 타당성 검토 자료를 근거로 협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적인 호텔의 계약과정과 견줬을 때 협상의 영역이 훨씬 크다는 점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이 호텔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호텔을 넘어 소비자의 삶 전반의 코디네이터 역할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이는 과거 호텔의 소유나 건물 임대 등의 운영 수익과 브랜드 수수료 등에 국한됐던 비즈니스 모델에서 한 단계 진화를 이룬 셈이다.

삼정KPMG 관계자는 "디벨로퍼 또한 안정적인 사업자금 조달, 분양 수익의 증대, 판매 속도에 대한 니즈가 존재하며, 소비자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경험과 안전하고 품격있는 주거지원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며 "호텔 브랜디드 아파트 사업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모델이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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