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KB국민은행이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 텔러 머신(STM)'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비대면·무인 채널 확대를 통해 은행들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디지털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부 영업점에 STM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STM이 설치된 영업점은 여의도영업부, 서여의도영업부,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 강남역종합금융센터 등 4곳이다.

STM은 기존 금융자동화기기(ATM)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자동화기기다. 신분증 스캔, 화상인증, 바이오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이 가능하며 ATM 업무는 물론 영업점 창구 업무도 지원한다.

현재 STM에서 활용되고 있는 인증 수단은 신분증 스캔과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이다. 다음 달 부터 얼굴 사진 촬영을 통한 화상인증도 도입할 예정이다.

STM이 제공하는 창구 업무로는 통장 비밀번호 변경, 자동화기기 통장출금 등록, 자동화기기 소액통장 출금 등록 등이다. 이용자 정보 변경과 체크카드 신규 발급 및 재발급도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설치 지점과 가능 업무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STM 도입은 최근 은행권의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사업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영업점 수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 전환을 통해 무인점포와 온라인·모바일 비대면 채널을 늘리는 추세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2일 조회사에서 "올해 하반기는 '디지털 KB'를 향한 추진력 강화 방안을 보다 깊이 고민할 적기"라며 "고객이 첫 번째로 선택하는 디지털 금융 파트너가 되는 것은 절체절명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들도 치열한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미 STM과 유사한 디지털 키오스크 기반의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서교동지점을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서비스 시범 점포'로 운영했다.

IBK기업은행도 화상상담과 셀프뱅킹, 바이오인증이 가능한 '비디오 텔러 머신(VT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디지털 기기를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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