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국내 중견기업의 절반 이상이 향후 남북경협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향후 남북경협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권과 무관하게 남북경협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4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306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중견기업계 의견 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계는 북미 정상회담의 파격적인 소통으로 긴장 완화와 협력, 평화 기조가 확산되면서 남북경협 추진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57.2%가 남북경협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남북경협과 관련한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는 중견기업체의 38.9%가 '차기 정부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정책 마련'을 지목했다.

이어 '장기적 마스터플랜에 기반한 체계적인 산업인프라 구축(30.7%)', '실질적인 투자보장 지원책 마련(19%)' 등을 정부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중견기업계는 남북경협의 기회 요인으로 '북한시장개방에 따른 사업확장(38.6%)', '북한 노동력 활용(23.5%)', '사회간접자본 개발 참여(21.2%)' 등을 꼽았다.

단순히 값싼 노동력의 공급처가 아닌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충의 터전으로서 북한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중견기업의 42.8%가 북한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재편 및 신규 사업 기획'을 장단기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진출 의사가 없다는 의견도 56.2%에 달했다.

북한시장 진출시 우려되는 요인으로는 '남북경협의 지속 불확실성(61.1%), '초기 투자비용 확보 및 높은 진입장벽(17.3%)', '물류 및 에너지 등 산업 인프라 부족(11.8%)' 등이 지목됐다.

남북경협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노력에 더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남북경협은 호혜적 경제 발전은 물론 단순히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민족 평화와 통일의 물리적 토대를 건설하는 역사적 과업의 출발"이라며 "경협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통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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