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재공모 진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CIO 공모에 지원한 A 지원자는 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진행된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지원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는데 실제로 이러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적이다"며 "국민연금에서 재공모를 진행하겠다고 하는데 누가 용기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이번 국민연금 CIO 공모에서 차기 CIO로 유력하다고 예측했었다.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의 추천으로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곽 전 대표는 장 실장에게서 학연과 지연 등이 없어 좋으니 CIO에 지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지원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이러한 사실이 국민연금 CIO 재공모 진행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 CIO 지원 자체가 후보자들에게 큰 모험인 상황에서 윗선의 사전 교감 없이 지원했다가는 탈락하는 망신만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CIO 공모에 지원했던 B 후보자는 "이렇게 된 마당에 국민연금 CIO 공모라는 말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차라리 후보를 정해 청문회를 통해 임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공제회 CIO는 "시장에서 능력은 있을지언정 소위 '빽' 없는 시장참가자들이 이제 국민연금 CIO를 지원할 리가 없다"며 "서류를 통과해 면접자만 돼도 모두가 공개되는데 어깨만 무거워지고, 가능성이 없는 게임에 베팅할 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존 후보들이) 능력이나 이런 부분이 다 탁월했던 것으로 안다"며 "검증 과정에서 조금 힘든 부분이 나온 것 같아 애석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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