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 3,000은 물론, 연초 전망치로 내놨던 연중 고점 도달도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심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하락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들은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극적인 타협에 나설 경우 증시는 하락분을 만회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무역전쟁에 따라 국내증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전일 유가증권 시장 거래 대금은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피도 2,270선이 무너지는 등 연저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관세 반발 움직임에 국내 자동차업종도 타격을 받았다. 현대차는 전일 2% 넘게 떨어지며 약 8년 만에 12만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곧 무역수지 악화 등 실물 경제 변화로 이어질지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다음날 중국 수입품 34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25% 인상하면 중국도 즉각적으로 미국 수입품에 대한 동일한 규모의 인상을 발효한다는 방침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단계부터 관세 인상이 진행될 중국 수입품목은 IT와 소비재 품목이어서 타격은 더 클 것"이라며 "이후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추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무역량 감소와 수입물가 상승,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시장 조정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관세 부과를 앞두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고 가격이 싼 상황이지만, 단기적인 위험 요인을 무시한 채 투자에 나설 수는 없다는 것이 조 센터장의 판단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통상 변동성이 커지면 종목 장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실적이 주가를 강하게 지지하는 주식 중심으로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조 센터장은 "다른 대형주들은 모두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며 "실적이 좋은 주식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자동차업종 등 실질적으로 무역전쟁에 반대하는 기업들이 많은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노선을 이어갈 경우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무역전쟁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면 양측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문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시장 심리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도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에는 모두를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며 "증시는 3분기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이후에는 다시 일반적인 주식시장 가치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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