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인선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장 실장은 국민연금 CIO 공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에게 전화로 공모 지원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장 실장의 지원 권유가 국민연금 CIO 인선과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지원해보라고 전화로 권유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권유와 인선을 위한 심사는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곽 전 대표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걸린 것"이라며 "정부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연금 CIO는 수익을 내는 능력 뿐 아니라 스튜어드십 코드도 도입된 데 따라 사회적 가치 존중 부문도 (검증 과정에서)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곽 전 대표의 탈락이 '병역 관련 문제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병역도 있고 국적 문제도 있었다"며 "(통상) 검증을 해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오곤 한다"라고 답했다.

국민연금 CIO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새로운 사람을 또다시 올려서 검증하기 때문에 예측보다 항상 늦어진다"며 "국민연금도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해명에도, 장 실장이 국민연금 CIO 공모를 앞두고 후보자 중 한 명과 교감을 나눴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CIO 공모에서 탈락한 곽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IO 공모 과정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월 말 장 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곽 전 대표는 장 실장에게서 학연과 지연 등이 없어 좋으니 CIO에 지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부터 사실상 내정을 통보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CIO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 접수 마감한 기금이사 공모에 16명이 지원했고, 그 중 3명이 최종후보로 뽑혔지만 최근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리고 재공모에 들어갔다.

이어 전일에는 조인식 CIO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조 실장의 사의 표명으로 기금운용본부의 공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사임한 후 CIO 자리가 1년째 공석 상태고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등도 공석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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