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기금운용본부장(CIO), CIO 직무대리, 실장이 연이어 이탈하고 신입 운용역 보강도 충분하지 않아, 이대로는 사람이 없어 정상적인 운용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고성원 국민연금 기금본부 뉴욕사무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고 소장은 2004년 국민연금에 입사한 베테랑 운용역으로, 기금본부에서 해외채권팀장을 역임했었다.

고 소장뿐만 아니라 연봉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추가로 베테랑 운용역들이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CIO 공백 속에서 기금본부를 이끌던 조인식 CIO 직무대리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컨트롤타워 부재도 심각해졌다.

채준규 주식운용실장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특정 감사 이후 해임돼 현재 CIO를 포함해 주식운용실장, 해외증권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주요 보직이 공석이 됐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부족한 운용역을 충원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38명의 기금 운용역 채용을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20여 명밖에 뽑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인력 확보를 위해 2020년까지 최대 500명으로 운용 인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현재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동안 기금운용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연환산 기준 기금운용수익률은 1.66%로 지난해 7.28%에 크게 못 미친다.

또 국민연금 대체투자 순집행금액은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마이너스(-) 5천623억 원에 달해 운용역 공백 속에 대체투자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운용역 이탈의 이유로 지난해 2월 기금본부 전주 이전,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 등을 꼽는다. 금융시장과의 거리가 멀어 기금본부가 '섬'처럼 고립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운용역 급여 수준을 시장 평균(50%)에서 상위 25%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내년 운용직 인건비 60억 원을 추가로 소요할 계획을 세웠으나 아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전주 이전 이후 국민연금 운용역들이 시장과 소통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온다"며 "지리적 거리가 운용역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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