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무역전쟁에 국내 증시 하락 폭이 깊어지자 투자자들이 옵션을 비롯한 파생상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식투자는 가격 상승 시에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파생상품 투자는 가격이 하락할 때도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옵션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5월31일 4천766억원에서 지난 3일 8천773억원으로 급증했다.

코스피 전체 하루 거래대금이 4일 4조8천809억원으로 지난 5월 31일 13조2천521억원 이후 급감한 것과 180도 다른 행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 투자에는 몸을 움츠리고, 하락장에 투자하는 옵션투자자들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양상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19일 코스닥150 옵션의 하루 계약 건수는 2천243건으로 상품 출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2억6천만원으로 이 역시 최고치였다.

3월 출시 후 5월까지 대부분 두 자릿수 계약 체결이 이뤄졌지만, 6월 이후 증시 불안과 함께 거래량이 급증했다. 7월에도 총 1천274건의 계약 건수를 보이며 거래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옵션 투자는 하락폭이 커질 경우 레버리지 효과를 내면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오히려 각광받는 양상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이 나지만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 시장이 안정된다면 파생상품 투자의 경우 반대매매가 늦어지면 손실폭도 커진다.

한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주식거래보다 옵션 거래가 늘고 있는데 증시가 안정되면 손실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 만큼 손실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 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닥150옵션은 아직까지 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지만,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선행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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