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규모가 80% 넘게 감소했다.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철회해 조(兆) 단위 공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이슈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오일뱅크 등 조 단위 공모주가 등장함에 따라 공모총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상반기 공모총액 7천801억원…"SK루브리컨츠 상장철회 영향"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IPO 시장에서 공모총액(스팩 제외)은 7천8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7천599억원)보다 83.6% 감소했다.

올 상반기 공모 건수는 21건으로 전년 동기와 같다. 올 상반기 주요 공모주는 애경산업, JTC, 이리츠코크렙, 카페24,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엔지켐생명과학, 동구바이오제약, 제노레이, 현대사료, 링크제니시스 등이다.

이처럼 올 상반기 공모총액이 급감한 것은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조 단위 공모가 사라진 탓이다. 앞서 윤활기유·윤활유 제조업체 SK루브리컨츠는 지난 4월 27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공시했다.

SK루브리컨츠는 올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SK루브리컨츠 공모총액은 약 1조2천894억~1조5천574억원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K루브리컨츠는 지난 4월 25~26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행한 후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공모총액이 급감했다. 올 상반기 공모규모가 가장 큰 곳은 애경산업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애경산업은 IPO 시장에서 1천979억원을 조달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IPO 시장에서는 조 단위 공모가 2건이나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의 공모총액은 각각 2조6천617억원, 1조1천55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일홀딩스의 공모규모는 4천219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가 발생한 점도 올 상반기 공모총액이 감소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IPO 시장의 공모규모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결과"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등 '조 단위' 공모주…공모총액 증가할 듯

올 하반기에는 공모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 등 조 단위 공모주가 등장하는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선정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공모총액은 2조원으로,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0월 중순 이전 상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는 대표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공모규모는 2천336억~2천672억원이다.

시스템통합(SI) 업체 롯데정보통신도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린다.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한 롯데정보통신의 공모총액은 1천213억~1천449억원이다.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게임'과 PC 게임포털 '다음게임' 등을 보유한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총액은 1천240억~1천923억원이며 다음 달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현 연구원은 "올 하반기 풍성한 IPO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모금액도 지난해 하반기 3조1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어급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상장요건을 개편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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