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가 7분기째 연속으로 이어왔던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멈추면서 앞으로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업황 자체에 우려의 목소리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늦어도 내년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폰 등이 도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은 시장의 낮아진 눈높이보다도 더 낮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평균 15조1천억원 정도는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4조8천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역시 예상치인 59조2천억원보다 적은 58조원으로 잠정 발표됐다.

◇ 스마트폰이 낮춘 기대치, 반도체가 견인

아직 부문별로 실적이 상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점이 이번 분기 성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갤럭시 S9과 S9+를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7천만대를 웃돌며 지난 분기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A, J 등 중저가 라인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반도체가 나섰다.

반도체는 고용량 서버 디램((DRAM) 수요 강세 등으로 호실적을 낸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예상치만 12조~13조원에 이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 이후에 "스마트폰은 부진했으나 반도체에서 실적을 냈다"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예상됐던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터닝 포인트'는…원화약세ㆍ신제품 출시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는 다시 턴어라운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오는 8월 갤럭시 노트9을 선보인다. 노트9은 전작들보다 0.1인치씩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인공지능 빅스비(Bixby) 2.0을 탑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공급이 확대되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폴더블폰도 출시돼 실적을 재점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원화 약세도 반도체 부문 수익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원화 강세로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이하로 유지됐다.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그만큼 받는 돈이 적어진단 얘기다.

하지만 6월 말부터는 1,110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달러-원의 하방 압력도 높지 않아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 남은 과제는…반도체 쏠림 현상과 업황 우려

이번 분기 총 15조원의 영업이익 중에서 12조원이 반도체에서 나왔다고 추산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스윙 팩터(Swing factor)는 반도체'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쏠림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된다.

지난해부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요가 공급을 계속 초과해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수요가 조금이라도 꺾이면 삼성전자 실적도 손 쓸 수 없단 얘기다.

이미 반도체 업황 호조가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께에는 주춤할 수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는 낸드(NAND)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가속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계속돼 긴장감도 고조된 상항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판매의 31%를 차지했다.

아직 한국이 기술적인 면에서는 훨씬 앞서 있지만, 향후 3~4년 내에는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에 쏠린 수익 구조로는 한계가 있단 얘기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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