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의 주가가 브라질 항공사 엠브라에르와의 상업용 항공기 합작사 설립 발표에도 강보합에 머물렀다.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전일 대비 0.08% 오른 333.1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0.75%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보잉과 엠브라에르의 합작사 설립은 작년 12월부터 알려졌다. 엠브라에르 대주주인 브라질 정부는 당초 국방 기밀을 이유로 반대를 표명했으나 보잉이 군용기 부문을 대상에서 제외한 양보안을 제시해 협상이 타결됐다.

미 증권사 드렉셀 해밀턴은 "보잉이 과제였던 소형기 부문을 강화하고, 연간 1억5천만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세계 항공기 시장이 미국 보잉-브라질 엠브라에르, 유럽 에어버스-캐나다 봉바르디에 진영이 양분하는 구도가 됐다고 6일 평가했다.

또 현재 보잉은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민간과 군용기 모두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돼 올해 1~3월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57% 급증했다. 신규 수주도 증가하고 있어 회사 측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다. 보잉 주가는 6월 초에 연중 최고치인 370달러대를 기록했으나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항공기는 이번 중국 측의 추가 관세 대상이 아니다. 중국 당국이 4월 초 발표한 관세 대상 후보에는 소형 항공기가 포함돼 있었으나 6월 공표된 최종 리스트에는 제외됐다.

항공기는 미국의 대(對)중국 최대 수출 품목이다. 작년 수출액(항공기 부품 포함)이 162억 달러(약 18조1천400억 원)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의 12%를 차지했으며, 대부분 보잉 분이다.

신문은 마지막 단계에서 항공기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미국과의 전면 대결을 피하려는 중국 측의 의도라는 분석이 있으나 향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를 매기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만일 중국이 미국과 같은 규모의 추가 관세를 매기려면 대상을 선택할 여지가 없게 된다.

신문은 중국의 경우 휴대전화와 컴퓨터, 미국은 항공기가 양국 산업의 본성(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이 본성에 대한 과세를 피할 수 있었으나 미국이 보복 수위를 높이면 중국 측이 항공기에 과세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보복의 사슬이 어디서 멈출지 시장 관계자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잉 주가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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